한국금융연구원은 10일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가 은행의 예금 수취·신용 창출·결제 중개라는 3대 핵심 기능을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은행업은 높은 예대율과 인터넷은행의 요구불예금 집중 등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충격이 해외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날(9일) '스테이블코인의 활성화가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가 지목한 영향의 핵심은 예금 수취·신용 창출·결제 중개 세 가지다. 먼저 스테이블코인 구매로 은행 예금이 줄고 해당 자금이 발행사의 준비금으로 이동하면서 은행의 유동성과 대출 재원이 축소된다.
이는 곧 신용 공급 위축으로 이어지고 동시에 결제 기능 일부가 스테이블코인으로 넘어가면서 결제 관련 수수료 수익도 감소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액이 2000억 달러 늘어날 경우 은행 시스템 전체 대출이 650억~1410억 달러 줄어들 수 있다고 추정했다.
보고서는 한국 은행업이 두 가지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더 큰 충격에 노출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높은 예대율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원화 예대율은 100~110% 수준으로 글로벌 평균인 80%대를 크게 웃돈다. 이미 은행채 등 도매 자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예금까지 빠져나간다면 이중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둘째는 인터넷은행의 요구불예금 집중 구조다.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기능을 대체할 경우 인터넷은행은 이 저원가 조달 기반이 축소되면서 수익성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부상이 은행에 새로운 수익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수십 년간 축적된 신뢰·고객 관계·무역금융 전문성 등 은행의 고유 역량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단기간에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형 시중은행이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독자적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확보할 수도 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정책제언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은행업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는 시장의 흐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발행 주체 허용 범위·준비금 관리 방법·CBDC와의 관계 설정이라는 규제 설계의 세 가지 핵심 변수에 따라 양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규제 당국과 은행업계 모두에게 전략적 선택의 공간이 존재한다"고 했다.
bc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