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경기 용인의 주성 R&D센터 안에서 인터뷰 진행 전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방인권기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경기 용인의 주성 R&D센터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방인권기자)
황 회장은 반도체 업계에서 일한 경험과 감각을 바탕으로 지금과 같은 AI 시대를 일찍부터 내다봤다. 그는 “AI라는 개념이 나올 때부터 관련 기술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30년 전부터 예측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현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는 것도 ‘놀라운 일’이라기보다 ‘당연한 일’, ‘예견된 일’이라고 여겼다.
황 회장은 “사람의 본성과 본능에 의해 시장이 만들어진다. 이를 읽고 기술 개발을 해야 한다”며 “사람들은 자신의 데이터를 다른 사람이 보는 것에 경계심이 많다”고 짚었다. 이어 “지금은 국가에서 AI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고 하고 있다. 앞으로는 대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은 물론 개인의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세상에 없는 ‘유일한’ 기업이 되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지니고 있다. 반도체 수퍼사이클 속에서 새로운 AI 기술에 적용할 수 있는 혁신적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겠다는 뜻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의 연구개발 투자는 이 같은 황 회장의 비전을 뒷받침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연구개발비는 1069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34.4% 수준이었다. 2023년 25.5%(727억원), 2024년 23.0%(942억원)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약 5년 전과 비교하면 연구개발비는 두 배 수준이다.
올해도 성과는 두드러졌다. 2024년 원자층 박막 성장(ALG)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최근 세계적 반도체 기업에 ALG 장비를 납품했다. 기존 장비가 원자를 눈처럼 쌓이게 만든다면 ALG 장비는 물이 얼 때 얼음의 범위가 넓어지듯이 특정 공간에 맞춰 반도체 재료들을 ‘성장’하듯 쌓는다. 황 회장은 “증착은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과정과 똑같다. 특정 환경(나팔관)에서 정자와 난자가 만나 수정되듯이 증착도 공간·온도·압력 조건이 맞아야 일어나는 최적의 화학적 반응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ALG는 표면의 모든 면으로 재료를 쌓는 ‘100% 표면반응’을 활용한다. 이 때문에 눈이 내리듯 위에서 아래로만 떨어지는 반응을 내는 이전 장비보다 훨씬 더 잘 쌓고 더욱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주성엔지니어링 가치는 ALG 장비의 본격적인 납품과 반도체 수퍼사이클을 등에 업고 치솟고 있다. 지난해 말만 해도 3만원 안팎을 오가던 주가는 지난 8일 종가 기준 13만8900원까지 올랐다. 같은 날 장중 14만1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다만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31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1%, 영업이익은 313억원으로 67.8% 줄었다. 올해 1분기 매출액도 감소세를 이어갔다.
황 회장은 이에 대해 “2026년은 돼야 반도체 호황 등이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며 “반도체 기업들의 현재 실적은 이미 투자해 놓은 공장에서 나오는 것이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새롭게 공장을 설립하려면 1~2년이 걸리고 건물이 완성돼야 장비를 납품할 수 있기 때문에 (소부장 기업 실적에까지 반영되려면)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이 경기 용인의 주성 R&D센터 안에서 인터뷰 진행 전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방인권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