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5.6 © 뉴스1 박지혜 기자
#신혼 초 1억 원대 집 한 채를 장만한 뒤 평생 부동산과 은행 예금만 고집해온 40대 자산가 A 씨. 주식은 '위험한 자산'이라 여겨 한번도 손대지 않던 그였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급등하자 아내가 "당신만 아직도 예금이냐"며 매일같이 주식 투자를 권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A 씨는 최근 은행 정기예금을 해지해 삼성전자 주식을 억 단위로 매수했다.
국내 증시가 ‘7000피’를 넘어 ‘1만피’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평생 예금과 부동산만 선호하던 자산가들까지 주식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수혜 기대감이 커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이른바 ‘삼전닉스’로 자금이 몰리는 모습이다.
한 달 새 예금 5조 빠지고…130조 대기자금 증시로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735조84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달 말(740조5433억 원) 대비 한 달 새 4조6967억 원 감소했다.
반면 증시 대기자금은 다시 급증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6일 기준 130조7433억 원으로, 3월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13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이후 이어진 증시 랠리가 최근 더 가팔라진 영향이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한때 5000선을 밑돌았던 코스피는 종전 기대감과 AI 반도체 수요 확대 전망이 겹치며 이달 6일 7000선을 돌파했다.
연일 전대미문의 강세장이 펼쳐지자 금리가 2%대에 불과한 예금 대신 증시로의 '머니무브' 현상이 뚜렷해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급등하며 “더 늦기 전에 올라타야 한다”는 투자 심리가 자산가층까지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부동산보다 금융”…자산가 포트폴리오 대전환
실제 자산가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변화도 뚜렷하다.
하나금융연구소의 ‘2026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일반 부자의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2021년 63%에서 올해 52%로 줄었다. 반면 금융자산 비중은 같은 기간 35%에서 46%로 확대됐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자산가 가운데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금융자산을 늘리겠다”는 응답은 18%로, 반대 응답(10%)보다 1.8배 많았다.
특히 선호 자산도 달라졌다.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보유자의 ETF 투자 의향은 지난해 29%에서 올해 48%로 뛰었고, 주식 투자 의향 역시 45%까지 높아졌다. 반면 예금 투자 의향은 40%에서 35%로, 채권은 32%에서 24%로 각각 감소했다.
강남 지역 한 프라이빗뱅커(PB)는 “이미 지난해부터 자산가들의 주식 비중 확대가 이어졌지만 최근엔 채권 자금까지 반도체주로 이동하려는 흐름이 강해졌다”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예금·채권 매력이 더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