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아현동 웨딩타운 © 뉴스1 이승배 기자
혼인 건수가 증가하고 결혼에 대한 사회 전반의 인식도 개선되는 가운데 지난해 혼인 증가세는 대졸 이상 고학력층과 사무직 종사자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 지표가 반등하고 있지만 그 회복세가 전 계층에 고르게 나타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소득 여건이 안정적인 집단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무직 혼인 증가율 최고…대졸 이상도 두 자릿수 증가
11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직업별 혼인 건수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직업군은 남녀 모두 '사무종사자'였다.
지난해 남편이 사무종사자인 혼인은 전년 대비 18.5% 증가했고, 아내가 사무종사자인 혼인은 19.2% 늘었다. 전체 직업군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서비스 및 판매 종사자도 남편 기준 11.8%, 아내 기준 10.9% 늘며 뒤를 이었다.
반면 무직·가사·학생의 증가율은 남편 7.7%, 아내 2.0%에 그쳤다. 단순 노무 종사자도 남편 9.0%, 아내 7.6%로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는 남편 3.7%, 아내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혼인 증가세는 학력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대학 이상 학력자의 혼인은 남편 기준 11.3%, 아내 기준 11.7% 증가했다. 이 중 대학교 졸업자는 남편 12.6%, 아내 12.3% 늘며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고등학교 졸업자는 남편 6.2%, 아내 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학교 졸업자는 남편 3.0%, 아내 2.9% 감소했다.
통상 대졸 이상 학력자와 사무직 종사자의 평균 임금 수준이 다른 직업군보다 높은 점을 고려하면 소득 격차가 혼인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청년층 결혼 긍정 요인 1순위는 '소득'…결혼비용도 부담
실제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가 가장 최근 실시한 '제5차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 인식조사'에서도 청년층이 결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소득'을 꼽은 것으로 조사됐다.
저고위의 지난해 8월 '결혼·출산·양육 및 정부 저출생 대책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도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대학교 재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경우, 월평균 가구소득 400만 원 이상인 가구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월평균 가구소득 200만 원 미만인 미혼자는 결혼을 '나중에도 하고 싶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22.3%로 조사됐다. 이는 다른 소득 구간보다 높은 수준으로, 유일하게 20%대를 기록했다.
이 소득 구간에서는 '지금 하고 싶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하고 싶다', '결혼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가장 낮았다.
전문가들도 최근 혼인 증가세를 청년층 전반의 결혼 여건 개선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청년들이 스스로 전세자금이나 결혼 비용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결국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청년층과 그렇지 못한 청년층 사이의 격차가 결혼과 출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여건이 되는 청년층은 결혼에 진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청년층은 결혼 자체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3월 공개한 '2월 결혼서비스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14개 지역의 결혼서비스 전체비용은 2139만 원으로 나타났다.
seohyun.shi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