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지원금, 소상공인 효과 긍정적…지급 시점·정책 설계 중요"

경제

뉴스1,

2026년 5월 11일, 오전 06:10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이 시작된 27일 대구 수성구 한 음식점에서 상인이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 가능 매장을 알리는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2026.4.27 © 뉴스1 공정식 기자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이 본격 확대되면서 소비 진작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 서민 소비 여력을 높이고 지역 상권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물가 상승과 재정 부담 등 부작용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소비쿠폰 100만 원 지급 시 소상공인 매출이 평균 43만 원 증가한다는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쿠폰 사용처가 지역 상권과 소상공인 매장 중심으로 제한되면서 골목상권 매출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현재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최대 60만 원 규모의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족 등을 대상으로 1차 지급이 시작됐으며 오는 18일부터는 국민 3256만명을 대상으로 한 2차 신청이 진행된다.

지원금은 지역사랑상품권과 카드 포인트 방식 등을 활용해 지역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다.

"심각한 경기 침체, 소비 진작에 분명 긍정적”
전문가들은 이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고유가지원금이 소비 심리 회복과 내수 진작에 일정 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6월 내수 부양을 위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13조 9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고, 지난해 7~9월 두 차례에 걸쳐 1인당 15만~55만 원의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 조사에서 소상공인 10명 중 7명(70.3%)이 소비쿠폰 정책에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55.8%는 실제 매출 증가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유가지원금은 서민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10만~60만 원 수준이라도 생활이 어려운 계층에는 체감 효과가 크고, 유통·건설·중소기업 전반이 어려운 상황에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지원 정책 자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인왕시장에서 상인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26조2000억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 TV 생중계를 틀어 놓고 있다. 2026.4.2 © 뉴스1 박정호 기자

지역 기반 소비 확대 효과도 기대된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 국민 지급이었다면 물가 부담이 더 커졌겠지만 이번 정책은 대상이 제한적이고 지역화폐 중심으로 설계돼 소비 진작 측면에서는 긍정적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소상공인 업계 역시 지원금이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충환 전국상인연합회장은 "최근 코로나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시장을 봐도 공실 점포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원금이 지급되면 소비가 이뤄지고 자금이 순환되는 효과가 있다. 소상공인이나 골목상권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재정 부담 우려도…지급 시점과 정책 설계 고민해야
다만 고유가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규모 재정 투입이 단기 소비를 끌어올릴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경기 회복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김대종 교수는 "올해 예산 증가 폭이 상당한 상황에서 추가 재정 지출까지 이어질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경제 성장률보다 재정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면 결국 물가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실제 올해 최저임금 상승률은 2.9% 수준이지만 중동 전쟁 대응 추경 등으로 정부 예산 증가율은 10%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시중 통화량 비율은 154%로 미국(71%)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시중에 이미 유동성이 많이 풀린 상황에서 추가 재정 지출이 이어질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 신청을 하루 앞둔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가능 문구가 붙어 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1인당 10만~60만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지급 방식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신청 첫 주는 혼잡 방지를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하는 '요일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2026.4.26 © 뉴스1 이호윤 기자

지원 방식의 실효성을 놓고도 의견은 엇갈린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유가지원금이라는 이름이지만 실제 사용처는 유가와 직접 관련 없는 소비 분야까지 폭넓게 연결된다"며 "차라리 에너지 바우처 형태로 지급하는 방식이 정책 취지에는 더 부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처럼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는 지원금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지급 시점과 정책 설계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소비 진작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장기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재정 건전성과 통화량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대종 교수는 "현재 방식도 의미는 있지만 보다 어려운 계층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등 정책 정교화가 필요하다"며 "단순 현금 지원을 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에너지 부담 완화가 함께 연결되는 구조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인한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70%의 국민에게 1인당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오는 27일부터 차등 지급한다. 사진은 14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한 점포에 '온누리 상품권과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 가능' 안내문이 걸려있는 모습. 2026.4.14 © 뉴스1 이호윤 기자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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