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4.23 © 뉴스1 김영운 기자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11일부터 12일까지 성과급 재협상에 나선다. 지난 3월 협상 중단 이후 45일 만이다. 노사는 협상에서 성과급 지급 기준과 규모 등을 놓고 치열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노사 간 협상이 다시 진행되면서 성과급 배분 문제를 놓고 노노(勞勞) 갈등도 폭발하는 양상이다. 노조가 협상에서 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DS)부문 중심으로 한 성과 배분 요구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디바이스경험(모바일·가전, DX)부문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최고조에 달한 노노 갈등이 노사 간 성과급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 중재로 마련한 재협상…총파업 분수령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사후 조정 절차를 통한 협상에 나선다. 파업의 후폭풍을 우려한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면서 마련된 재협상 자리다. 사후 조정 절차에는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과 이송이 부위원장, 김재원 국장 등 3인이 참여한다.
사후 조정은 조정이 중지되면서 파업이 임박한 사업장에 노동위가 개입하는 절차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월 노동위 조정을 거쳤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난 바 있다. 사후 조정 절차가 개시되면 조정위원들이 구체적인 분쟁 사안에 대한 조정안을 제시하고 노사는 이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이번 재협상은 삼성전자 총파업 현실화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재협상에 앞서 "만족할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강경 입장을 내비쳤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의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한 상태다.
사후 조정이 실제 노사 합의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2년 전 삼성전자 노사는 사후 조정에 나섰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해 파업으로 이어진 바 있다.
삼성전자 노조가 5월 총파업에 돌입한다. 18일 삼성전자 노조 2개 단체(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노조·전국삼성전자노조)에 따르면 이날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3.1%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투표에는 재적 조합원 약 9만 명 중 73.5%인 6만6019명이 참여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2026.3.18 © 뉴스1 김민지 기자
비메모리 사업부 성과급 규모 '쟁점'…DX도 고려해야 하는 삼성전자
노사 협상의 핵심 쟁점은 비(非)메모리 사업부의 성과급 규모다. 사측은 지난 3월 노조에 성과급 및 보상안을 제시했는데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업계 최대 보상을 약속했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와 영업이익 15%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올해 반도체 사업부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27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40조 5000억 원을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는 DS 부문 직원 1인당 6억 원가량으로 계산된다.
하지만 사측은 메모리 외 사업부에 대해선 노조가 요구하는 규모의 성과급 지급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노조의 주장을 삼성전자 영업익 270조 원으로 추산하면 성과급 규모는 40조 5000억 원가량인데 메모리 사업부 직원 1인당 6억 2000만원, 공통 조직은 5억 4000만 원, 시스템LSI·파운드리(Foundry) 사업부는 3억 6000만 원가량이다.
사측은 수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시스템LSI·파운드리 부문은 1억 원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측 입장에선 비메모리 사업부와 마찬가지로 적자 상태인 DX부문 직원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노노 갈등 폭발…DX선 "전삼노가 교섭권 회수해야" 주장도
노사 협상에선 노노 갈등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대 규모인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부문의 성과급 요구에만 집중하면서 비(非)반도체 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이미 3대 노조인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에서 공식 이탈했고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역시 초기업노조와 연일 충돌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DX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에 대한 성토가 계속되면서 전삼노가 초기업노조에 위임한 교섭권을 회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쏟아지고 있다.
전삼노와 동행 노조에선 사측과의 협상을 통해 전 직원을 아우르는 공통 재원을 확보, DS뿐 아니라 DX부문 조합원들도 균등하게 성과급을 나눠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최 위원장이 전사 공통 재원은 안건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DX부문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DX 직원들의 반발에 초기업노조가 DS와 DX를 모두 대표하는 노조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성과급 재협상에서 노사가 합의점을 찾더라도 DX부문 직원들이 반발할 수도 있다.
재계에선 사측이 이미 양보한 안을 제시한 만큼 노조 역시 전향적으로 회사의 제시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측에서 (적자 상태인) 비메모리 부문에 대한 성과급도 약속한 만큼 노조 역시 전향적인 입장으로 협상장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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