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오히려 좋아"…한온시스템, 유럽·국내 전기차 질주에 '반색'

경제

뉴스1,

2026년 5월 11일, 오전 07:00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테크노플렉스' 외관(자료사진. 한국앤컴퍼니그룹 제공).

통상 전기차 부품 개수는 내연기관의 3분의 2 수준이라 자동차 전동화는 곧 부품사 위기로 여겨진다. 하지만 열관리 시스템을 만드는 부품사에는 전동화가 회사 수익을 높이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폐열이 내연기관 대비 적어 이를 난방에 활용하려면 기술 난도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기술 격차를 바탕으로 같은 제품을 더 비싼 값에 판매할 수 있게 된 셈이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한온시스템(018880)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2조 7482억 원, 영업이익 972억 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0%, 영업이익은 361.1%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675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 2149억 원 순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실적 성장을 견인한 것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하이브리드(HEV)와 순수 전기차(B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전동화 차량에 공급되는 열관리 시스템 부품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분기 27%였던 전동화(xEV) 부문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29%로 1년 새 2%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유럽과 한국의 매출액은 각각 16%, 7%씩 증가했다.

이는 회사 전체 매출의 35%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 유럽과 두 번째 시장(27%)인 한국에서 최근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 결과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은 72만 3000여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149.5% 급증한 8만 3529대로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는 집계했다.한온시스템은유럽 폭스바겐그룹, 메르세데스-벤츠, BMW와 국내 현대차·기아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한온시스템이 개발한 4세대 히트펌프 시스템인 '초소형 통합 냉매 모듈'(HICE 모듈)의 모습. BMW 중형 전기 SUV 'iX3'에 들어간다(자료사진. 한온시스템 제공). 2026.5.11.

전기차 부품, 내연기관 보다 적지만…한온시스템 '열관리 초격차'로 수익 개선
차량 전동화가 빨라질수록 일반 자동차 부품사 수익은 악화할 수밖에 없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내연기관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약 3만 개에 달하지만 전기차에 들어가는 부품 수는 1만8900개 정도로 줄어든다. 엔진과 변속기 등이 사라지고 구동계도 단순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정부가 2035년 무공해차(전기·수소차) 보급 목표를 상향 조정하려 하자 자동차 부품업계가 줄도산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배경이다.

그러나 한온시스템 매출 전액이 발생하는 자동차 열관리 시스템은 전동화가 되레 부품값을 높이는 요인이다. 회사 관계자는 "엔진 폐열을 난방에 활용하는 내연기관과 달리 전기차는 엔진이 없어 외기열과 전기모터, 배터리 등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끌어모아 난방에 사용해야 한다"며 "발생 폐열량 자체가 적어 기술 난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열관리 시스템 핵심 부품인 컴프레서의 경우 한온시스템 기준 내연기관용은 12만 원인 반면 전기차용은 30만 원으로 가격 차이가 3배에 육박한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열관리 시스템 '히트펌프'는 한온시스템이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세계 최초로 외부 대기열은 물론 전기모터의 폐열을 회수하는 방식의 전기차용 히트펌프(1세대)를 양산했다. 2018년에는 배터리 폐열까지 회수하는 2세대를, 2021년에는 800V 고전압 전기차에 사용되는 컴프레서가 탑재된 3세대를 양산했는데, 모두 세계 최초다. 지난 10년간 전기차용 열관리 관련 특허 출원 건수는 882건으로 세계 1위에 달한다.

자동차 열관리 시스템이 전동화에 더욱 각광 받는 미래 성장 사업으로 부상하자 현대자동차그룹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었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인 현대위아(011210)는 지난해 7월 기아 전기 중형 목적기반차(PBV) 'PV5'에 열관리 통합 시스템을 납품하며 관련 시장에 처음 진출, 엔진과 구동부품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열관리 시스템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편"이라면서도 "신성장 사업인 만큼 향후 의미 있는 시장 점유율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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