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쇼크' 항공업계, 노선 축소 이어 무료 수하물도 줄인다

경제

뉴스1,

2026년 5월 11일, 오전 07:07

활주로에서 여객기가 이륙 준비를 하는 모습. 2026.5.7 © 뉴스1 오대일 기자

중동 전쟁으로 고유가가 이어지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비상 대응에 나서고 있다. 주요 노선을 포함한 감편에 이어 무료 수하물 무게도 축소하고 있다. 또 무급 휴직 확대와 내부 복지 축소로 비용 절감에 돌입하는 등 '비상경영'이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여행 수요 둔화까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당장 여객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올해 2분기 상당수의 항공사에서 적자가 예상된다.

'돈 안되는 노선' 감편 확산, 무료 수화물도 줄여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이달 인천발 국제선 일부 노선의 운항을 취소한다. 대상 노선은 인천~프놈펜, 인천~창춘, 인천~옌지 등 3개 노선이며 왕복 기준 총 13편이 감편된다.

또 이스타항공은 이달 말까지 인천~푸꾸옥 노선 운항을 중단한다. 해당 노선은 당초 왕복 기준 주 7회 운항되던 노선이다. 같은 기간 진에어(272450)는 인천~괌·냐짱·푸꾸옥, 부산~세부 등 14개 노선에서 왕복 기준 131편을 비운항하기로 했다.

에어부산(298690)은 이달 부산~다낭·세부·냐짱·방콕·괌, 인천~홍콩 등 일부 노선에서 항공편을 줄인다. 에어로케이 역시 일본과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일부 항공편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일부 항공사는 장거리인 유럽 노선 운항 조정을 예고했다. 아시아나항공은 6월 인천~알마티, 7월 인천~이스탄불 노선 운항에서 일부 항공편을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티웨이항공은 다음달부터 일정 기간 인천~파리 노선을 감편할 계획이다. 파리 노선은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의 장거리 전략을 상징하는 노선으로 꼽힌다.

그러나 고유가와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운항 효율화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했다.

더불어 티웨이항공은 오는 10월 25일 탑승분부터 호주·몽골·우즈베키스탄 노선의 무료 수하물 허용 무게를 줄일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파리 노선은 상징성이 큰 장거리 노선이지만 영업적 판단에 따라 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유가 등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료 수하물 무게 조정은 지난해부터 계획된 규정 변경"이라며 "노선별로 상이한 수하물 무게 기준을 운영 효율화 차원에서 일부 변경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수하물 무게 축소가 수익성 확대를 위한 하나의 전략으로 봤다. 탑승객 수하물이 많을 수 있는 노선에서 무료 수하물이 축소될 경우 자연스레 추가 수하물에 따른 수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출국장 모습. 2026.5.7 © 뉴스1 오대일 기자

고환율·유류할증료 부담에 수요 회복 어려워…모객 확대·경영 효율화 집중
운항 편수 감축에 따른 객실 승무원 무급 휴직이 확대되고 내부 복지는 축소되고 있다. 현재 티웨이항공·에어로케이에 이어 제주항공(089590)이 다음달 객실 승무원 무급 휴직을 추진하고 있다. 또 진에어는 모든 직원에게 주려던 안전격려금 지급을 무기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에 나선 배경은 유가 부담이다.유류비가 항공사 전체 비용 지출에서 30%를 차지하는 만큼 고유가는 수익 하락으로 이어진다.

실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추산한 올해 연간 항공유 소비량은 총 4205만 배럴로,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1달러 변동할 경우 약 4205만 달러(약 600억 원)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는 구조다.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MOPS)은 지난 3월 갤런당 465.24센트(배럴당 195.40달러)에서 4월 갤런당 477.20센트(배럴당 200.42달러)로 상승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 영업비용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편"이라며 "유가가 오르면 항공편을 운항할수록 비용 부담이 커지고, 수익성이 낮은 노선은 감편 또는 비운항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항공사들이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수요 회복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고환율에 유류할증료 부담이 겹치면 가격에 민감한 여행객부터 수요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제선·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유류할증료는 항공권 가격에 직접 반영되는 만큼 소비자 체감 운임 상승으로 이어진다. 항공권 총액이 높아지면 여행 심리가 위축되고, 이는 다시 항공사 예약률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

올해 2분기 상장 항공사 대부분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제주항공, 에어부산 등 국내 상장 항공사 6곳의 2분기 영업손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 합계는 -5162억 원에 달한다.

항공사별로 대한항공을 제외한 5곳이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2720억 원, 티웨이항공은 1320억 원의 영업손실이 각각 예상된다.

항공사들이 당분간 비상경영 체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모객 확대·경영 효율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은 노선은 줄이고, 탑승률이 높은 노선 공급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가서비스 판매 확대, 기재 운영 효율화, 인력·정비·운항 비용 관리 등도 주요 과제로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hwshin@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