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중동發 유가 불안에 올해 물가 1.6%p 더 뛸 수도…내년까지 파급"

경제

뉴스1,

2026년 5월 11일, 오후 12:00

서울 시내 주유소에 설치된 휘발유, 경유 등 유가정보 안내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6.5.7 © 뉴스1 박정호 기자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에너지 운송 차질 우려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를 최대 1.6%포인트(p) 끌어올릴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특히 공급망·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은 일반적인 유가 상승보다 국내 물가 파급력이 더 커 석유류뿐 아니라 공업제품·서비스 가격까지 밀어 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1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KDI 현안분석: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운송 불확실성發 유가 상승… 물가 파급력 더 커"
KDI는 국내 석유류가격은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에 기인한 국제유가 상승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운송 불확실성에 기인한 이유로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가 10%p 상승할 때 국내 석유류 가격은 2.69%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른 석유 수요 증가, OPEC의 공급량 감산, 금융 시장 유동성 변화 등 통상적인 유가 변동 요인에 기인한 상승 폭(2.00%p)을 30% 정도 웃도는 수치다.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국제유가가 운송 불확실성으로 상승했을 때 더 컸다. 공급망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10%p 상승했을 때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 폭은 0.20%p, 그 외 요인은 0.11%p로 분석됐다.

마창석 KDI 연구위원은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때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 폭은 운송 불확실성에 기인할 경우 0.2%p, 그 외 요인에 기인할 경우 0.1%p 수준으로, 약 2배 큰 것으로 분석됐다"며 "특히 통상적인 두바이유 상승은 근원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운송 불확실성에 기인한 두바이유 상승은 근원물가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KDI는 국제유가 추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가 최대 1.6%p 상승할 것으로 봤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국제유가가 2분기 100달러를 기록한 후 3분기, 4분기에 걸쳐 각각 90달러, 87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봤는데, 이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영향은 각각 올해 1.2%p, 내년 0.9%p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2분기부터 4분기까지 4월 평균 수준인 105달러를 유지하는 고유가 시나리오에서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1.6%p, 내년은 1.8%p로 물가 상방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2분기부터 분기별로 국제유가가 각각 95달러, 85달러, 80달러로 안정되는 경우엔 내년부터 국제유가에 따른 물가 불안이 상당 부분 해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석유 최고가격제, 유류세 인하 등 정책 효과를 반영하지 않은 결과다. 같은 시나리오에서도 유가 상승 원인이 운송 불확실성이 아닌 다른 요인일 경우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분석치보다 낮아질 수 있다.


"최고가격제·유류세 인하로 물가 파급 축소…기대인플레 관리도 필요"
마 연구위원은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은 내년 근원물가 상승률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유가가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초기에는 작을 수 있으나, 근원물가의 가격 조정이 경직적인 점을 고려하면 영향의 지속성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석유 최고가격제, 유류세 인하 등의 정책 대응은 국제유가 상승의 소비자물가에 대한 파급을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3월 기준 최고가격제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대 0.8%p 하락, 4월의 유류세 인하폭 확대는 0.2%p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고유가 대책이 간접적 경로를 통해 근원물가 상승률도 하락시킬 것으로 봤다.

석유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실제 2.6%보다 크게 높은 3%대 중반 수준까지 올랐을 것으로 봤다.

마 연구위원은 "중동 전쟁의 전개 양상이 여전히 매우 불확실해 향후 소비자물가 흐름에도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통상 국제유가 상승은 일부 품목 가격에 일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지만, 그 근원에 따라 파급 범위와 지속성이 달라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는 소비자물가를 하락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보상 등 비용도 있는 만큼 비용과 편익을 따져봐야 한다"며 "최근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모습이 있는 만큼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이나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의 기대인플레이션 안정화 정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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