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금융권 ‘미스터리 쇼핑’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4분기 국내 11개 은행을 대상으로 미스터리 쇼핑을 진행했고, 지난달 결과를 통보했다. 상품 위험등급이나 운용자산 등의 설명은 합격점이었으나, 일부 세부항목에서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스터리 쇼핑에 참여한 당국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신탁을 통한 ETF 매입과 증권사 직접 매매 차이에 대한 설명을 많이 안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는 불완전판매 혐의가 크다”고 전했다. 판매절차 과정에서 소비자가 차이를 명확히 알고 넘어가야 하지만, 이를 충분히 전달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고객이 은행에서 ETF를 가입할 경우 증권사와 달리 실시간 거래가 불가하고, 매매가격 지정이 불가능한 점이 분명한 차이인데 안내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판매절차가 미흡하다는 건 소비자 가입목적과 투자성향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 가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증시 등락이 커질 때 소비자피해가 발생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올해 미스터리 쇼핑에서는 이 같은 세부항목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집중 점검할 것으로 점쳐진다.
당국은 분쟁조정위원회 개최도 월 1회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보다 1.5배 증가한 규모다. 각 업권별로 접수된 민원을 자율처리하되, 과거에 없던 사례가 있을 경우 분쟁조정위원회 안건으로 올려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달에는 보험금 관련한 안건이 올라온 상태다. 아직 증시 관련 상품 중 분쟁조정위원회 안건으로 올라간 건 없으나, 불완전판매 중심으로 민원이 증가하고 있어 각 부서에서 사례를 적극 취합하고 있다.
금감원은 코스피 호황 속 현장 점검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기존보다 더 많은 소비자가 유입되는 만큼 소비자 피해 횟수를 늘리고 강도도 높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지난 3월에는 이찬진 금감원장 주재로 각 업권이 모여 소비자위험대응협의체 회의를 처음 진행했다. 소비자 피해가 발생한 후 시장을 점검하는 방식에서 탈피하겠다는 취지였다. 금융시장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다가 소비자 피해가 예상되는 금융상품이 보이면 선제적으로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움직임이다. 코스피 상승으로 증시 관련 상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흐름에 따라 ETF, ELS, 변액보험 등의 상품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까지는 은행에서의 ETF 가입 건수가 많지 않아서 모니터링을 지금만큼 하지 않았다”면서 “지금은 은행에서 나가는 상품 중 ETF가 가장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어서 현장 모니터링과 가입 안내 시 유의사항 안내 등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 하락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경계하고 있다. 실제 소비자 민원이 급증하는 건 투자 손실이 발생할 때라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주가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 등을 주기적으로 확인해 사전 안내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판 홍콩 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불완전판매 사례 재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홍콩 H지수 ELS는 불티나게 판매됐다가 2023년 홍콩 지수 급락으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한 사건이다. 금감원은 이듬해 현장 점검에 나서 “원금손실 설명을 못 들었다”, “투자성향을 직원이 대신 체크했다” 등의 불완전판매 민원을 직접 확인한 바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 민원분쟁 신청은 지난해 1분기 456건에서 4분기 1253건으로 증가했다가 올해 1분기 272건으로 감소했다. 금감원은 지금까지 홍콩 H지수 관련 분쟁 조정이 많았던 것의 기저효과로 올해 1분기 민원분쟁 신청이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증시 관련 상품 가입 증가로 민원분쟁 신청이 다시 증가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시 관련 상품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크다는 방증”이라면서 “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해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