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넘어 현지 식품회사로…대상, 동남아 1조 승부(종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12일, 오후 02:22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대상이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축을 단순 제품 수출에서 현지 완결형 생산 및 유통 체제로 전환한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전략적 거점으로 삼아 공장 인프라를 확충하고, 재래시장부터 급식 채널까지 아우르는 유통망을 직접 장악해 2030년 동남아 법인 합산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구상이다.

베트남 현지 유통채널 내 오푸드 제품 진열 사진. (사진=대상)
1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상 동남아 법인의 합산 매출액은 2021년 6132억원에서 2025년 7894억원으로 4년새 약 29% 성장했다. 대상은 현재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 10개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현지 생산 역량 강화와 품목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사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임정배 대상 대표는 “동남아 시장에서의 성과는 단순한 수출 확대를 넘어 현지 소비자와 식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낸 결과”라며 “차별화된 제품과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김 시장 1위 수성 및 품목 확대

인도네시아에서는 현지 브랜드 마마수카를 앞세워 김, 간편식, 소스 등 200여개 제품을 운영 중이다. 특히 김 제품은 닐슨 조사 기준 현지 시장 점유율 50%를 웃돌며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대상은 마마수카 전 제품에 대해 인도네시아 MUI 할랄 인증을 획득하며 무슬림권 시장 진입 요건도 완비했다.

대상은 김 사업으로 축적한 노하우를 소스류와 편의식, 냉동식품으로 넓힌다. 너겟 등 냉동식품을 새로운 핵심 수익원으로 육성해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존 제조·판매 중심 모델을 식품 도매 분야로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시장에서는 현지 유통 구조의 70%를 차지하는 재래시장 등 전통 유통 채널 공급망 확대에 집중한다.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으로 학교 급식 등 B2B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현지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생산 기반 구축을 위한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대상은 지난해 베트남 하이즈엉 공장과 흥옌 공장에 총 300억원을 투입했다. 하이즈엉 공장은 김, 떡볶이 등 상온 간편식 라인을 증설해 생산능력을 40% 늘렸고, 흥옌 공장은 스프링롤과 바인바오 등 현지 특화 제품 생산량을 2배 이상 확대했다. 현재 대상은 동남아 3개국에서 총 7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K푸드 업계 현지 거점 확보 경쟁 심화

국내 식품기업들의 동남아 현지화 전략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 1위 유통체인 박화산과 협업해 접점을 넓히고 있으며, 오뚜기는 남·북부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라면과 소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팔도는 제2공장 증설을 통해 생산력을 높였고, 하림도 최근 삼계탕 수출 승인을 확보하며 가세했다. 오리온은 일찌감치 베트남을 포스트 차이나 거점으로 삼고 호치민 미푹공장과 하노이 옌퐁공장을 운영해왔다. 초코파이뿐 아니라 현지 쌀 식문화에 맞춘 쌀과자 안, 아침 대용식 쎄봉 등을 키웠다.

이처럼 국내 식품기업들이 동남아 현지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과 비용 절감 효과 때문이다. 6억명 이상의 인구를 보유한 동남아는 젊은 층 비중이 높아 구매력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한류 열풍으로 K푸드에 대한 수용성도 높다. 현지 생산은 관세 장벽을 피하고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할랄 인증 등 로컬 규제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동남아 현지화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필수 요소라고 분석한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해외시장 진출 시 제품선정의 어려움이 있는데, 빠른 현지테스트 후 현지 생산 기지 확보를 통한 로컬라이제이션이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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