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800V 고전압 플랫폼이 적용된 샤오펑의 플래그십 SUV 'GX'가 전시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대표적으로 샤오펑은 플래그십 SUV ‘GX’에 800V 플랫폼 기반의 순수전기차(BEV)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 립모터는 D99의 BEV와 EREV 버전에 각각 1000V와 800V 플랫폼을 적용했다. 니오는 ES9에 900V 플랫폼을 탑재했고 웨이는 V9X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에 800V 플랫폼을 적용했다. 고전압 플랫폼을 순수전기차 외 차량까지 확대하며 파워트레인 다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고전압 플랫폼은 전기차의 충전 속도와 에너지 효율을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로 꼽힌다. 충전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전류를 키우면 발열 부담이 커지지만, 전압을 높이면 같은 전류에서도 더 큰 전력을 전달할 수 있다. 같은 출력을 내는 데 필요한 전류가 줄어 전력 손실과 발열을 낮출 수 있고 배선·냉각 등 시스템 설계 부담도 줄어든다. 이는 차량 경량화와 전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모터의 높은 출력과 토크를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데도 유리하다.
현대차그룹은 경쟁사들이 400V 기반 시스템에 머물던 시기에 800V급 E-GMP 플랫폼을 적용한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등을 앞세워 전동화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이 900V·1000V급 플랫폼을 앞세워 성능을 빠르게 끌어올리면서 기술 우위를 압박하고 있다.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BYD의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모형이 전시돼있다. (사진=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충전 인프라 확장도 관건이다. 고전압 플랫폼 차량이 늘어나도 고출력 충전기가 충분하지 않으면 소비자가 장점을 체감하기 어렵다. 중국 정부와 기업이 함께 충전 인프라의 품질을 높이고 전력망 안정성 확보에도 속도를 내는 배경이다.
아울러 중국 업체들은 플랫폼 고전압화에 발맞춰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인공지능 에이전트 기술도 함께 고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동화 경쟁이 부품 중심에서 소프트웨어와 충전 인프라를 아우르는 생태계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국내 자동차 산업 역시 전동화 관련 정부 지원 범위를 부품과 소프트웨어 분야까지 넓혀야 한다는 게 업계의 제언이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는 “고전압 플랫폼 경쟁은 단순히 전압을 높이는 문제가 아니라 배터리와 AI 등 자동차 산업 미래 기술이 함께 움직이는 생태계 경쟁”이라며 “우리나라도 완성차 업체에 편중된 접근에서 벗어나 부품, 소프트웨어 기업의 기술 역량이 함께 발전하고 이를 실제 양산차량에 융합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