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 겸 제8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5.12 © 뉴스1 이재명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장기 연체채권 추심 문제를 “원시적 약탈금융”이라고 공개 질타하자 금융당국이 관련 금융사들을 긴급 소집해 현황 파악에 착수했다. 대통령 발언 직후 주요 금융사들도 잇달아 채권 매각 방침을 밝히며 뒤늦은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는 12일 오후 금융소비자국장 주재로 상록수 주주사 9곳 실무자를 긴급 소환해 보유 채권 규모와 향후 처리 방향 등을 점검했다.
상록수는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금융권이 공동 설립한 민간 특수목적회사(SPC)다. 신한카드(30%), 하나은행(10%), IBK기업은행(10%), 우리카드(10%), KB국민은행(5.3%), KB국민카드(4.7%) 등 제도권 금융사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나머지 30%는 대부업체 등 3곳이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금융사가 새도약기금 협약사로 개별 등록해 있으면서도 상록수를 통한 참여는 사실상 회피해왔다는 점이다. 상록수는 연체 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넘기지 않고 계속 보유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주주로 참여한 금융사들이 최근 5년간 약 420억 원의 배당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각 금융사의 채권 잔액 규모는 크게는 수천억 원에서 적게는 수백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마다 채권 종류와 규모가 다 다르고 청산된 규모도 다르다"며 "현재 추가 현황파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엑스(X·구 트위터)에 카드대란 당시 부실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의 장기 채권이 정부의 새도약기금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 제기와 관련해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고 적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국무회의에서도 "카드대란 때 카드회사 등 금융기관들은 정부 세금으로 도움을 받았는데 국민들의 연체채권을 아직도 악착같이 추심하고 있다"며 "죽을 때까지 10배, 20배 이자가 늘어서 집안에 콩나물 한 개라도 팔아서 다 갚아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통령 발언 직후 주요 금융사들은 잇달아 채권 매각 의사를 밝혔다. 신한카드는 자사 지분에 해당하는 채권 전액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했다. 하나은행, 우리카드, KB국민은행도 각 사 지분 채권을 새도약기금에 넘기기로 결정했다. KB국민카드와 IBK기업은행은 보유 잔액이 없어 동의 절차만 거치면 정리가 완료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상록수가 새도약기금에 들어오도록 협조 요청과 공문을 발송해 왔지만, 주주 전체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표면적 이유가 있었다"며 "이익이 뒤에 자리 잡은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주주들에게 개별적으로 물어보면 다 참여할 것"이라며 "다양한 해결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채권이 새도약기금으로 이관되면 해당 차주에 대한 추심은 즉시 중단되며, 상환 능력에 따라 채무 조정과 분할 상환이 진행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 상환 능력이 없는 차주는 1년 이내 채권이 자동 소각된다.
bc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