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란 23년만에…상록수 장기연체채무자 11만 명 추심 중단

경제

뉴스1,

2026년 5월 12일, 오후 07:55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 겸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5.12 © 뉴스1 허경 기자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부실채권을 23년째 보유·추심해온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가 청산 수순을 밟는다. 이로써 수십 년간 추심을 받아온 장기연체채무자 약 11만 명이 숨통을 트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12일 국무회의 직후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상록수의 사원 전원을 정부서울청사로 긴급 소집해 보유 장기연체채권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하나은행, 국민은행, 중소기업은행,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등 금융사와 유에셋대부, 카노인베스트먼트, 나이스제삼차 등 상록수 사원 9곳이 모두 참석했다.

상록수는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카드사들의 대량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채무자의 신속한 재기를 지원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다. 그러나 설립 이후 23년이 지나도록 추심과 회수 활동을 이어오며 장기연체채무자들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안겨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날 회의에서 사원 전원은 상록수가 보유한 새도약기금 대상 채권(5000만 원 이하, 7년 이상 연체)을 최단시일 내 새도약기금에 일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새도약기금 대상 채권 외에 잔여 채권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캠코에 매각해 카드 사태 이후 장기간에 걸친 추심행위를 중단한다는 뜻을 밝혔다.

상록수의 청산으로 약 11만 명(채권액 8450억)의 장기연체채무자가 장기 추심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될 전망이다.

새도약기금이 채권을 매입하는 즉시 추심은 중단된다. 매입 채권 가운데 기초생활수급자, 중증장애인 중 장애인연금 수령자, 보훈대상자 중 생활조정수당·생계지원 수급자 등 사회 취약계층의 채무는 별도 상환능력 심사 없이 소각된다.

그 외 채권은 상환능력 심사를 거쳐 개인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판단되면 1년 이내에 소각한다. 상환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에는 채무조정을 추진한다.

금융위는 상록수와 유사하게 유동화회사 형태로 장기연체채권을 보유한 회사들에 대한 전수조사도 실시하기로 했다.

장기연체채권을 대량 보유한 대부업체들의 새도약기금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업계 간담회를 지속해서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 2월 발표한 '연체채권 관리 절차 개선 방안'이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속해서 보완·점검하는 등 포용금융 확대에 속도를 높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상록수 사태와 관련해 "카드대란 때 카드회사 등 금융기관들은 정부 세금으로 도움을 받았는데 국민들의 연체채권을 아직도 악착같이 추심하고 있다"며 "죽을 때까지 10배, 20배 이자가 늘어서 집안에 콩나물 한 개라도 팔아서 다 갚아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bc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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