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큐렉소(060280)가 글로벌 수술로봇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허가를 기반으로 한 정공법 전략이 실제 매출과 설치 확대라는 결과로 이어지면서 단순 기대를 넘어 실적 성장 스토리로 연결되고 있다.
이재준 큐렉소 대표가 2024년 3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키메스(KIMES) 2024’에서 인공관절 수술로봇 큐비스-조인트의 시연 장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지완 기자)
◇일본, “무릎에서 힙으로”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 승부
3일 의료기기업계에 따르면 큐렉소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와 유럽 의료기기 규정(CE MDR) 인증을 연이어 확보하며 글로벌 시장 진입의 핵심 관문을 통과했다. 이어 큐렉소는 이탈리아 정형외과 기업 퍼메디카(Permedica)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및 북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여기에 더해 큐렉소는 이집트 유통사와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중동·아프리카 시장 진입을 현실화했다.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는 이재준 대표 단독 인터뷰를 통해 큐렉소의 해외 사업 현황을 짚어봤다. 큐렉소는 지난해 6월 일본 후생노동성(PMDA) 제조판매 승인을 획득하며 본격적인 현지 진입에 성공했다.
일본은 2023년 기준 약 150대 규모에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는 인공관절 수술로봇 시장으로 향후 700대 이상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연간 약 150대 규모의 인공관절 수술로봇 시장으로 보수적이지만 한번 안착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고부가 시장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현재 일본 병원 판매를 꾸준히 늘리고 있고 추가 설치도 이어지고 있다”며 “일본은 보수적이지만 한번 안착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고부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큐렉소는 일본에서 교세라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연합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큐비스-조인트는 특정 임플란트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형 플랫폼 구조를 갖고 있어 다양한 파트너와 확장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큐렉소는 일본 로봇 판매가 순조롭다고 판단하며 초기 안착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일본은 고관절(힙) 임플란트 비중이 큰 시장으로 힙 적응증 확보 여부가 향후 성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라며 "현재는 힙과 무릎을 모두 커버하는 스트라이커(Stryker)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큐렉소는 국내에서 이미 힙 적응증 허가를 확보했고 일본에서도 적응증 추가를 위한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무릎과 힙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질 경우 제품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시장의 또 다른 의미는 레퍼런스(평판) 국가라는 점이다. 일본에서 고관절 임상과 판매 실적을 확보하면 신흥국 인허가에도 활용 가능하다.
이 대표는 “결국 글로벌은 인허가 싸움이며 일본에서 '힙' 인증이 다른 시장 진입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대만, 수가 여부가 성장 분기점
대만 시장 역시 본격적인 성장 초입에 진입했다. 큐렉소는 대만 식품의약품관리국(TFDA) 인허가를 완료하고 유니슨, 유나이티드와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다만 대만은 보험수가가 시장 확대의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보험수가는 의료기기나 시술에 대해 정부가 환자 비용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제도로 승인 여부에 따라 시장 규모가 급격히 달라진다. 특히 로봇수술과 같은 고가 의료기기의 경우 수가 적용 여부가 병원 도입 결정과 환자 접근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대만 정부는 2023년부터 일부 로봇 수술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이후 적용 범위를 확대해 현재 40개 이상 수술에 대해 급여를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환자 부담이 낮아지면서 로봇수술 이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의료기기업계에서는 보험수가가 도입될 경우 시장이 단기간에 확대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고 본다. 기존에는 환자 전액 부담으로 제한적이던 수요가 보험 적용 이후 병원 도입 확대와 함께 급격히 증가한다.
이 대표는 “현재 데모 장비가 투입돼 있고 수가만 통과되면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며 “대만은 속도는 느리지만 한번 시장이 열리면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시장 정상화…설치 기반 수익 구조 전환
인도 시장은 한때 짝퉁 로봇 파동으로 큰 변곡점을 겪었지만 현재 완전히 정상화 국면에 들어섰다. 큐렉소의 주요 고객사였던 현지 기업이 유사 수술로봇을 출시하면서 단기적으로 수출이 위축됐다. 하지만 큐렉소는 독점 판권을 회수하고 대리점 구조를 다변화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대응에 나섰다.
그는 “현재 (짝둥 로봇제조사와) 관계가 일정 부분 정리됐고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며 “인도 내수 시장에서 값이 싼 짝퉁 로봇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증된 큐비스-조인트 제품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메릴헬스케어가 짝퉁 인공관절 수술로봇을 2024년 출시했음에도 현재까지 매분기 큐렉소에 큐비스-조인트 주문을 넣고 있는 이유다.
이 대표는 "인도 내 120대 이상 큐비스-조인트가 설치돼 있다"며 "최근에도 신규 주문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현지 법인을 통해 수입 인허가를 확보하면서 장비뿐 아니라 소모품과 부품 공급, 유지보수까지 직접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덧붙였다.
즉, 큐렉소가 단순 장비 판매에서 벗어나 ‘설치 → 소모품 →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플랫폼형 수익 구조가 구축됐단 의미다.
그는 “지금은 숫자보다 구조를 만드는 단계”라며 “일본, 대만을 기반으로 인도·동남아·남미까지 확장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큐렉소는 기존 인도 중심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 일본, 대만, 동남아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며 지난해 매출 745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34% 성장했다.
다음은 이재준 큐렉소 대표와 일문일답.
△일본 시장 진출 상황은.
-현재 병원 판매를 계속 늘리고 있고 추가 설치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굉장히 보수적인 시장이라 단기간에 숫자를 크게 늘리기보다는 검증을 중시한다. 대신 한번 자리 잡으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는 시장이다.
△일본 전략의 핵심은.
-교세라와 협업하고 있는데, 단순히 임플란트와 연계해서 파는 구조가 아니라 로봇 사업을 별도로 키우려는 전략이다. 현지에서 팀도 따로 꾸려서 장기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시장 분석이나 실행력이 굉장히 좋은 파트너라고 본다.
△ 일본에서 힙(고관절) 전략이 중요한 이유는.
-일본은 힙 임플란트 시장이 상당히 크다. 현재는 스트라이커(Stryker)가 힙(Hip)과 무릎을 모두 커버하는 로봇으로 시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우리도 국내에서는 이미 힙 적응증 허가를 받은 상태이고, 일본에서도 적응증 추가를 진행 중이다. 힙과 무릎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구조가 되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일본에서 '힙' 인허가의 의미는.
-일본은 단순 시장이 아니라 레퍼런스 국가로 여겨진다. 일본에서 인허가와 판매 실적을 확보하면 인도 같은 나라에서 이를 인정해준다. 특히 인도는 수입 의료기기에 대해 FDA나 CE, 일본 인증과 같은 레퍼런스를 요구하는 구조다. 그래서 일본 인허가가 곧 글로벌 확장으로 이어진다.
△대만 시장 상황은.
-유니슨·유나이티드 협업 구조로 진행 중이며 데모 장비도 들어가 있다.
△대만의 핵심 변수는
-수가다. 대만은 제품별로 보험 보상을 결정하는 구조다. 인허가는 이미 받았기 때문에 수가만 나오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다.
△인도 시장 상황은.
-작년에 이미 정상화됐다고 본다. 과거 여러 이슈가 있었지만 현재는 주문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검증된 제품을 쓰고 싶어 하는 수요가 분명히 있다.
△ 인도 사업 구조는 어떻게 바뀌었나.
-지금은 단순 장비 판매가 아니라 구조 자체가 바뀌었다. 이미 인도 현지에 큐비스-조이트가 120대 이상 설치돼 있기 때문에 시스템 판매, 소모품 판매, 유지보수 순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가고 있다. 특히 현지 법인을 통해 부품 수입과 서비스까지 직접 수행할 수 있게 됐다.
△ 인도에서 제품별 반응 차이는.
-시장마다 제품별 수요 차이가 있다. 인공관절 수술로봇은 수요가 꾸준하지만, 재활 로봇은 시장 구조상 확산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편이다. 결국 시장에 맞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글로벌 전략 방향은.
-결국 인허가 싸움이다. 모든 국가가 다 연결돼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인허가 →그걸 기반으로 인도 진입 →현지에서 레퍼런스 확보 →다른 시장 확장' 구조로 가고 있다. 미국, 유럽,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 등 세계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
△실적과의 연결성은.
-시장 다변화로 매출 구조가 안정화되고 있다. 이제는 본격적인 성장 구간으로 들어가는 단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