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노동계 석학으로 손꼽히는 박준성 성신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13일 이데일리와 긴급 인터뷰를 통해 삼성전자노조의 총파업 가능성을 두고 “파업의 전제조건은 근로조건 위반”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교수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당시 최저임금위원장을 역임했고,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때는 중노위원장을 지냈다. 여러 정권을 넘나들며 노사 간 입장을 균형있게 중립적으로 조율해 왔던 인사다.
박 교수의 지적은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다’는 대법원 판례에서 출발한다. 최근 대법원은 삼성전자 퇴직자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성과 인센티브는 평균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성과급은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 ‘경영 성과의 사후적 분배’ 성격이 강하다는 취지다. 헌법에 보장된 파업권은 그 대상과 절차, 목적이 정해져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2조에 따르면 노동쟁의는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근로자 지위 등 근로조건의 결정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관해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으로 인해 발생한 분쟁 상태를 의미한다. 성과급이 근로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파업 자체가 불법 소지가 있다는 게 박 교수 지적의 핵심으로 읽힌다.
박준성 전 중노위원장 (사진=이데일리 DB)
박 교수는 그러면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성과급이 조정 대상이 되는지를 근본적으로 판단했어야 한다”며 “특정 시기에 특정 기업의 초과 이익 배분에 대한 것이 과연 파업 대상이 맞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특히 중노위에서 사후조정까지 진행했다고 하면 이에 대한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며 “이것은 조정의 대상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왔어야 하는데, 그게 아쉽다”고 했다.
박 교수는 “성과급은 이미 대법원 판례를 통해 임금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21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파업 적법성 자체가 약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앞서 예고한 대로 오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이날 수원지법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당하게 파업권을 얻은 만큼 적법한 쟁의행위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수원지법에서 열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사건 두 번째 심문 기일에 참석했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