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산 토큰화 年 169% 성장, 韓은 미미…"인프라·유동성부터 갖춰야"

경제

뉴스1,

2026년 5월 14일, 오후 12:00


글로벌 자산 토큰화(tokenization)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관련 법 개정으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과제 마련이 시급하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한은 금융안정국 비전통금융분석팀이 14일 발표한 '국내외 자산 토큰화 현황 및 향후 정책 과제'를 보면, 글로벌 자산 토큰화 시장 규모는 올해 3월 말 기준 503억 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성장률이 2024년 93%에서 2025년 169%로 가파르게 확대됐다. 다만 전통 금융시장과 비교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국채 토큰화가 전통 국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3%에 불과하다.

자산별로는 주택담보대출·기업대출 등 신용자산 토큰(51%)이 시장 성장을 이끌어 왔다. 여기에 최근 머니마켓펀드(MMF)·국채 기반 토큰(28%)과 귀금속·에너지 등 상품 토큰(14%)이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신용자산 토큰 규모는 256억 5000만 달러, MMF·국채 기반 토큰은 142억 6000만 달러, 상품 토큰은 73억 달러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41억 달러로 전체의 65.2%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보이고 있다. 유럽(14.5%), 규제피난처(14.4%)가 그 뒤를 잇는다. 아시아는 3.7%에 그치는 가운데 홍콩과 싱가포르가 제도 정비와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시장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시장은 음원저작권·부동산 등 비정형적 자산의 조각투자에 분산원장 기술을 접목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 조각투자 누적 규모는 올해 1월 기준 약 6400억 원 수준이다. 다만 이는 글로벌 자산 토큰화 통계와 대상 범위가 달라 단순 비교에 한계가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올해 2월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분산원장의 법적 효력이 기존 중앙집중식 전자증권 장부와 동일하게 인정되면서 토큰증권 발행·유통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갖춰졌다. 발행인이 토큰증권을 분산원장에 직접 등록할 수 있는 발행인 계좌관리기관 제도도 새로 도입됐다.

박상훈 한은 금융안정국 비전통금융분석팀 과장은 "자산 토큰화는 거래 전 과정을 분산원장에서 통합 처리해 결제 주기를 단축할 수 있고, 스마트계약을 통한 원자적 결제로 거래상대방 리스크를 줄이며, 24시간·7일 상시 거래로 시간적·지리적 제약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고가 자산의 분할화로 소액투자자 접근성을 확대하고, 거래 이력의 실시간 기록·자동 집행으로 운영 투명성과 정보 비대칭성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잠재리스크도 적지 않다. 토큰화 자산은 온체인에서 상시 거래·결제가 가능한 반면 기초자산은 업무시간 내 결제주기(T+2) 제약을 받아 유동성 불일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토큰화로 담보 설정이 쉬워지면서 레버리지 확대도 우려된다. 담보로 받은 자산을 또 다른 거래의 담보로 재활용하는 이른바 '재담보화'가 반복될 경우, 시장 불안 시 연쇄적인 자산 매각과 급격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촉발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과의 연결고리가 강화될 경우 단기 국채·예금 등 전통 금융자산 시장으로 충격이 파급될 소지도 있다. 운영·기술·법률상 취약성과 블록체인 네트워크 난립에 따른 시장 분절도 잠재리스크로 꼽혔다.

한은은 국내 자산 토큰화 시장의 조기 안착을 위해 부동산·음원저작권 등 시장 수요가 확인된 비정형 자산 중심으로 조각투자 토큰증권을 우선 활성화하고, 전통 금융자산에 대해서는 자산별 특성을 고려한 단계적 확대 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충분한 유동성 확보와 가치평가·수탁·공시 등 인프라 구축으로 투자자 신뢰를 높이는 것도 과제로 꼽았다. 현재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에 대한 법적 근거는 이번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아 부동산·음원저작권 등을 대상으로 한 발행을 위해서는 추가 입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거시건전성 측면에서는 온·오프체인 통합 모니터링 체계 구축, 조기경보 지표 개발, 스트레스 테스트 고도화, 유관기관 간 공동대응 체계 마련 등 리스크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큰화 자산의 결제수단으로는 화폐 단일성 유지와 신뢰성 확보를 위해 중앙은행 화폐(디지털화폐 포함)나 은행 예금(예금토큰 포함)을 우선 활용하고, 스테이블코인은 엄격한 규제 준수와 준비자산 안정성이 충분히 확보되는 경우에만 보완적으로 이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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