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4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노사 간 추가 대화를 제안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삼성전자는 공문에서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사 양측이 각각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에 회사는 노사가 직접 대화를 이어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조정 절차는 종료됐지만 자율 교섭을 통해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왼쪽 사진)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 사진)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협상장을 각각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12일 이틀간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을 진행했다. 그러나 노조가 성과급 상한제 폐지와 성과급 제도화·투명화 요구를 고수하면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해 왔다. 노조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는 최대 5만명이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사후조정에서 중노위의 조정 의견과 노조의 요구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조 측이 사후조정 과정에서 결렬을 선언하면서 충분한 논의 없이 협상이 끝났다. 전날 삼성전자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사후조정은 종료됐으나 대화를 통해 2026년 임금 협상이 원만히 타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직원들에게 공지했다.
그럼에도 노조는 추가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성과급 제도화와 투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화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노조가 회사의 거듭된 대화 제안마저 거부할 경우 ‘타협보다 파업을 선택했다’는 사회적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와 정부가 모두 대화를 촉구하고 있는 만큼 노조 역시 책임 있는 자세로 협상 테이블에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먼저 손을 내민 만큼 이제 공은 노조로 넘어갔다”며 “노조 지도부가 명분론에만 매몰되지 말고 조합원과 국민 경제를 우선하는 책임 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은 이제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한국 고용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과급 분배 기준의 제도화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고용 부담이 커지고, 장기적으로는 채용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김덕호 성균관대 교수는 “삼성전자 성과급 문제는 한 기업에 그치지 않고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며 “성과급 문제는 정년 연장, 기업의 인건비 부담과도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청년 고용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