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에너지와 에너지를 활용하는 대규모 컴퓨팅 파워(=연산능력)를 통해 채굴(마이닝)이라는 형태로 공급이 이뤄지는 비트코인의 속성과 그로 인해 촉발되는 가치에 주목한 것으로, 이는 이 대표가 에너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비트코인 채굴이라는 신사업을 통해 확보한 영업 현금흐름으로 비트코인을 장기적으로 서서히 축적해 가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이론적 배경이 되고 있다.
이성훈 비트플래닛 대표이사 (사진= 비트플래닛 제공)
-DAT 기업인데, 비트플래닛이 보는 비트코인은 어떤 의미인가.
△우리에게 비트코인은 투기적인 자산이 아니다. 비트코인은 에너지 기반 자산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희소하고, 그 희소함에서 가치가 나오는 자산이다. 우리는 에너지와 연산, 그리고 장기적인 트레저리에 따른 가치를 하나로 묶어주는 유일한 자산이 비트코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계속 축적해 나갈 생각이다.
-앞서 비트코인이 왜 가치를 가지는지 설명했지만, 사실 국내에는 DAT 기업이 흔치 않다. 투자자들에게 이런 트레저리 전략이 어떻게 유효할 수 있는지 설명해 달라.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스트래티지라는 기업을 통해 비트코인 DAT를 주로 이해하고 있는데, 세상에 스트레티지는 당연히 하나밖에 없다. 비트코인 트레저리라는 분야를 개척한 선도적인 역할을 한 기업인 건 확실하지만, 스트래티지가 할 수 있는 일을 다른 회사는 못한다. 스트래티지처럼 80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모으는 건 당연히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또 다른 스트레티지가 등장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본다. 아울러 미국이든 다른 나라든, 스트래티지의 전략을 카피해 똑같이 실행하는 것도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회사는 자기 나름대로의 스토리와 영업. 방식, 해당 국가의 규제에 맞는 비즈니스를 찾아야 한다고 본다. 좋은 비트코인 트레저리 회사는 그냥 좋은 회사다.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이라는 표현 자체가 적절치 않아 보인다. 비트코인 트레저리는 회사가 자기자본을 어떻게 배분할지 재무전략을 짜는 방법론 중 하나일뿐이다. 우리는 우리가 수행하는 에너지 기반 비즈니스에 부합하는 자산이 비트코인이, 그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이 장기적인 자기자본수익률(ROI)을 높여 주주들에게 더 큰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도 나중에 법인 계좌 등 여러 규제들이 사라지면 비트코인을 편입할 기업들이 많이 생겨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스트래티지나 일본 메타플래닛 등 초기 DAT 기업이라는 내러티브는 더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특히 한국에선 운영과 매출, 그리고 현금흐름, 재무안정성, 특히 상장사라면 보관, 커스터디, 회계, 공시체계 같은 게 다 완비돼야만 비로소 비트코인 트레저리가 가능하다. 따라서 좋은 회사가 돼야만 이를 바탕으로 비트코인 트레저리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스트래티지 같은 회사와는 다른 전략이라는 건데, 어떤 DAT 전략을 가진 것인가.
△사람들이 흔히 비트코인 트레저리 회사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선입견과는 다르다. 저는 비트코인을 최대한 많이, 빨리 사 모아야 한다는 그런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다. 비트코인을 사 모으는 게 회사의 목표가 돼선 안 된다고 본다. 비트코인을 ‘보유’한다기 보단 ‘운영’한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을 보유해 가격이 오르기만 기대하는 그런 사업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운영하는 회사로서 사업 체력을 먼저 키우는 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현금흐름에 대한 원칙, 자본 배분에 대한 원칙, 아주 투명한 공시체계 확립 등을 포괄해 비트코인을 장기전략자산으로 관리하고자 한다. 스트래티지 역시 비트코인을 가지고만 있어선 결국 성공하기 힘들 것이다. 스트래티지도 그들만이 할 수 있는, 11.5% 배당을 제공하는 영구우선주라는 디지털 크레딧 상품을 만들어서 장기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기 굉장히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아직까진 시장 테스크를 통과하고 있는 중이며, 이런 방식은 스트래티지밖엔 못하는 일이다. 심지어 일본 메타플래닛 같은 회사도 디지털 크레딧만으로 지속가능한 트레저리 기업이 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다시 말해 안정적 현금흐름, 철저한 자본 배분 원칙, 재무 안정성이 뒷받침 된 상황에서 트레저리 전략을 쓰겠다는 얘기다.
-얼마 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을 절대 안 판다”는 원칙 대신에 “회사 가치를 높인다면 팔 수도 있다”로 전략을 바꾼 것이 화제가 됐다. 그 만큼 약세장에서 DAT가 어렵다는 얘기 아닌가. 대표님 얘기처럼, 비트코인 보유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려우니 자본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 중요한 게 아닌가.
△맞다. 스트래티지의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봤고, 최근 열린 라스베이거스 행사에서도 마이클 세일러 의장과 퐁 르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뉴스나 시장 반응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 사안을 굉장히 일차원적으로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스트래티지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아니라 회사다. 과거 세일러가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는 발언을 했지만, 이는 세일러가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로서 한 일종의 선언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그도 회사 이사회 의장이니 당연히 주주들을 위해 유연하게 가야 하는 것이고, 주주들도 그걸 원한다. 회사가 향후 배당금 지급이나 비트코인 추가 매입을 위해 일부 비트코인을 현금화할 수 있다고 말한 건 주주들이 크게 환영할 일이라고 본다. 그래서 최근 기관투자가들도 스트래티지 주식을 대거 사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비트플래닛도 단기적으로 비트코인을 팔 생각은 없지만, 나중에 그를 통해 자본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면 우리도 당연히 팔 수 있다. 우리가 세운 규율 안에서 지속적으로 확충한 자본을 얼마만큼 신사업에 쓰고, 나머지 얼마는 비트코인 축적에 쓰고 하는 배분을 신중하게 내부적으로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최대한 투명하게 주주들에게 알린 뒤 실행하고자 한다.
-현재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이 300 BTC라고 알고 있다. 목표는 어떻게 되나.
△지금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은 300 BTC가 맞다. 최종적인 목표는 1만개 정도까지 늘리는 것이다.
-스트래티지는 ‘스트레치’라는 영구 우선주 발행으로 비트코인 매입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일본 메타플래닛도 얼마 전 3자 배정으로 회사채 발행을 통해 비트코인 매입 자금을 조달했다. 비트플래닛은 사업을 통한 현금흐름 확보를 계획하고 있지만, 이들 기업처럼 시장에서 증권성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은 없나.
△물론 당연히 우리도 그런 고민을 하고 있고 해봤다. 다만 기본적으로는 앞서 말했듯이 사업을 통해 운영 현금흐름을 우선적으로 최대한 강화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스트래티지와 달리 우리는 최단 기간 내에 서둘러 최대한 많은 비트코인을 축적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솔직히 너무 많은 DAT 회사들이 이런 프레임에 갇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누차 말하듯 장기적으로 그런 모델이 유효한 회사는 스트래티지 정도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일단 운영 현금흐름을 우선시 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은 그런 현금흐름을 더 보완하거나 확장하고자 할 때 쓰는 엔진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 다만 스트래티지가 미국 자본시장에서 쓰고 있는 구조를 한국에 바로 적용할 순 없다. 신주나 우선주 발행, 회사채 발행 등을 포함한 모든 증권성 조달을 고민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나 법무쪽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해야할 부분이다. 또한 그런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주주가치여야 한다. 증권성 조달을 통해 주주가치가 희석되거나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고려할 건 재무 안정성이다.
-개인적으로는 스트래티지의 강점 중 하나는 주주들과 경영진의 강력한 소통이라고 본다. 그런 소통으로부터 상호간 신뢰도 나오는 것 같다. 대표님도 투명성을 계속 강조했는데, 그런 주주 소통 강화 계획이 있나.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 파트가 따로 있고, 저 역시 그런 방면에서 전문가가 아니긴 하다. 다만 당연히 주주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가 비트코인을 산다는 사실 때문에 주식 투자를 해주시는 분들도 많을테니 비트코인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회사가 가고자 하는 사업 방향, 회사 사업들과 비트코인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계속 말씀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현재 회사 웹사이트를 개편 중인데, 외부 커스터디(수탁) 업체와 시스템적으로 자동 연결해 비트코인 보유량과 주당 비트코인 가치, 매입단가 등을 최대한 투명하게 알릴 것이다. 특히 우리가 하려는 일은 한국에서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 생각하는 만큼 우리 회사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유튜브나 회사 소개영상 등도 활용하고, 각종 컨퍼런스에 참석해 회사를 알리는 일이나 미디어 노출 등을 늘리려 하고 있다. 또 증권사와 증권사 리서치, 자산운용 매니저 등에도 자주 설명하는 일을 하려 한다.
-DAT 기업 회계처리 이슈도 굉장히 중요해 보인다. 공정가치 회계가 안 되고 있다. 비트코인에 투자해 평가이익이 나도 수익에 반영이 안 되고, 반대로 평가손실이 나면 손상차손으로 손실만 반영되는데.
△저 역시 이런 회계 문제는 당연히 업계 전체에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또한 당연히 불합리하다고 본다. 비트코인도 충분히 기관화된 자산이라고 보기 때문에 향후 회계 처리도 미국이 하는 것처럼 따라가야 한다고 본다. 다만 우리는 상장사로서 한국이 가진 현행 기준에 따라야 하며 그런 기준만 탓하고 있을 순 없다. 응당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 되는 일이라고 생각을 하고, 회계법인과 법무 검토를 거쳐서 기준에 맞게 처리를 해야 되는 부분이다. 다만 주주들이 투자하는데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라도 공시 기준에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비트코인 평균 매입단가와 운용 수익, 주당 비트코인 보유량, 비트코인 보관 방식과 리스크 관리 방식 등을 세분화해서 정보를 최대한 투명하고 상세하게 제공하고자 한다.
-DAT 기업이니 디지털자산 시장 전망을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다. 코인 시장은 어떻게 보나.
△어려운 질문이다. 최근 들어 비트코인 변동성이 국내 코스피보다도 낮아졌다. 그건 비트코인 시장이 기관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봐도 그렇고, 스트래티지 같은 주식의 옵션 명목 가치가 10억달러 이상 되는데, 이 것도 비트코인이 기관화돼 있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 규모다. 실제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비트코인 시장이 기관화돼 있다고 생각하고, 이는 우리처럼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을 축적하려는 기업들로선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런 낮은 변동성을 기초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공급면에서 비탄력적인데다 앞으로 몇 년 간 AI 덕에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희소자산인 비트코인은 완전히 재평가(리레이팅) 되는 구간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자산은 비트코인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