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 모태도 RWA 100%라지만…성장펀드 쏠릴까 우려 여전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15일, 오전 06:41

[이데일리 마켓in 원재연 기자] 모태펀드 자조합에도 은행권 위험가중자산(RWA) 100% 특례 적용 가능성이 열렸지만 벤처캐피탈(VC) 업계의 체감은 크지 않다. 제도상으로는 금융권 출자자(LP)를 설득할 근거가 마련됐지만, 실제 자금 배분에서는 국민성장펀드가 우선순위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같은 특례 효과를 앞세운 국민성장펀드가 금융권 LP를 넘어 공동운용(Co-GP) 파트너까지 먼저 끌어들이면서, 모태펀드 선정 운용사들의 민간 자금 매칭 부담은 여전하다. 금융권의 출자 한도와 심사 여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국민성장펀드 관련 검토가 먼저 진행되면 모태펀드 자조합은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5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당국이 정책목적 펀드에 대한 위험가중치 100% 적용 가능성을 제시한 이후, 올해 3월 법령해석을 통해 모태펀드 출자를 받은 자조합도 요건을 충족하면 해당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모태펀드 선정 GP들은 금융권 LP를 상대로 출자 부담 완화 논리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업계에서는 RWA 부담 완화가 곧바로 은행권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본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주식·펀드 RW 특례 적용 관련 법령해석’ 회신에서 정책목적 펀드에 대한 위험가중치 100% 적용 기준을 구체화했다. 특정 경제 분야 지원 목적, 정부 감독, 투자대상 제한, 정부 보조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주식 익스포저에 100% 위험가중치를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금감원은 경제적 실질이 정부 보조와 같은 사례로 모태펀드, 첨단전략산업기금, 공급망안정화기금 등을 들었다.

RWA는 은행권의 벤처펀드 출자를 제약해 온 요인이다. 은행이 벤처펀드나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등에 출자할 경우 높은 위험가중치가 적용돼 BIS 자기자본비율 산정 때 부담으로 반영됐다. 위험가중치가 400%로 잡히면 은행이 100억원을 출자해도 규제상 위험자산은 400억원으로 계산된다. 100% 특례가 적용되면 같은 금액을 출자하더라도 자본 부담은 낮아진다.

시기상 부담도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달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했고, 선정된 펀드는 3개월 내 결성을 전제로 대부분 7월 안에 민간 자금 매칭을 마쳐야 한다. 국민성장펀드 역시 일정이 겹친다. 성장펀드는 1차 출자사업 접수를 지난달 시작해 5월 말 최종 GP 선정을 앞두고 금융권 Co-GP 및 민간 매칭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모태펀드 GP들이 금융권 LP 접촉에 나서야 하는 바로 이 구간에 국민성장펀드 1차 GP 출자사업과 Co-GP 논의도 함께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같은 금융권 자금을 두고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가 사실상 같은 시기에 출자 협의를 벌이게 된 셈이다.

실제 금융권의 움직임은 국민성장펀드에서 먼저 확인되고 있다. 이번 국민성장펀드 1차 GP 출자사업에서는 신영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KB증권, IBK기업은행 등 금융권이 VC와 Co-GP 형태로 참여했다. 금융권이 단순 LP 후보가 아니라 운용 파트너로 국민성장펀드에 먼저 들어간 만큼, 모태펀드 GP들이 같은 금융권을 상대로 RWA 100% 특례를 설명하더라도 출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국민성장펀드는 Co-GP로 참여할 경우 각 운용사가 약정총액의 2% 이상을 출자해야 한다. 모태펀드가 Co-GP의 GP커밋을 합산 1% 이상으로 보는 것과 비교하면 운용사 부담은 더 크다. 다만 의무출자 부담만 놓고 보면 국민성장펀드가 더 무겁지만, 금융권 Co-GP 참여가 이어진 것은 결성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민성장펀드는 150조원 규모 대형 정책금융 프로그램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방산, 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을 주요 투자 대상으로 내세운다. 금융권 입장에서는 정책 명분이 뚜렷하고 대규모 출자 실적을 설명하기 쉽다. 반면 모태펀드는 초기·지역·딥테크 등 정책 목적별 자펀드로 나뉘어 있어 은행 내부 심사 과정에서 수익률, 회수 가능성, 개별 펀드 규모, 사후관리 부담 등이 함께 검토될 수밖에 없다.

한 VC 관계자는 “모태펀드도 RWA 100% 적용 가능성이 생긴 것은 긍정적이지만 금융권 출자 여력이 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민성장펀드에 금융권이 Co-GP로 먼저 들어가고 출자 논의 시기까지 겹치면 모태펀드 선정 GP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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