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클래리티법 통과, 중대 분기점…韓 스테이블코인법 공백 답답”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15일, 오전 07:28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미 상원 은행위원회가 디지털자산 시장구조법인 ‘클래리티(CLARITY) 법안’을 통과시킨 가운데,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이같은 처리가 디지털자산(가상자산)이 제도권으로 본격 편입되는 분기점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가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 입법) 처리가 지연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하고 나섰다.

박영선 전 장관은 14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미 상원의 클래티티 법안 표결 결과 관련해 “관심 있게 보셔야 될 것”이라며 “가상자산이 제도권 결제 인프라로 들어오는 하나의 분기점”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 상원 은행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클래리티 법안을 표결 끝에 찬성 15표 대 반대 9표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의원 2명이 공화당과 함께 법안 통과에 찬성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사진=이데일리DB)
통과된 법안에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를 가상자산 산업 대부분의 주 규제기관으로 지정하고,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디지털 증권 감독 권한을 유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반영됐다. 그동안에는 CFTC와 SEC가 가상자산 관련 정책을 동시에 맡아왔다. 이 법안에는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규제기관의 관할권을 명확히 해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통과된 법안에는 가상자산 기업들이 결제·거래를 위한 스테이블코인 사용에는 보상(리워드)을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지만, 전통적 예금과 유사한 활동에는 이를 금지하도록 했다.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하게 보유하는 투자자에게는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디지털자산의 증권·상품 구분 기준과 세분화 된 정의도 담겼다. 최윤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디지털자산 정책 논의가 단순한 규제 불확실성 해소 단계를 넘어 거래소, 커스터디, 결제, 토큰화 인프라를 포함한 산업 전반의 제도 설계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해 박영선 전 장관은 나스닥과 뉴욕증권거래소가 추진 중인 24시간 ‘주식 토큰화’를 언급하면서 “(앞으로 투자는 지금의 가상자산 투자처럼) 24시간 돌아가는 것”이라며 “세상은 해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지듯이 이런 식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전 장관은 “미국은 이미 2025년 7월달에 (디지털자산기본법) ‘지니어스 법’을 통과시켰다”며 “그런데 (우리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지연돼) 참 답답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는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인 스테이블코인 관련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올해 1분기 중에 입법할 것이라고 이재명 대통령에 연초 보고했다. 하지만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발발했고 지방선거, 5월 이후 정무위 원구성 일정 등으로 당정협의를 비롯한 법안 논의가 잇따라 미뤄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민병덕·이강일·박상혁 민주당 의원 및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의 디지털자산 종합법안과 안도걸·김현정 민주당 의원 및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스테이블코인 특화 법안, 지난 3월9일 발의된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의 가상자산기본법 제정안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총 8건의 법안이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박 전 장관은 “2019~2020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하면서 부산을 규제 자유 특구인 블록체인 특구로 만드는 실험을 했다”며 “그때 어떤 규제를 통해서라도 제도화를 시켰다면 대한민국이 홍콩, 싱가포르로 이사 가는 회사들을 서울로 유치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박 전 장관은 “한국은행이 ‘프로젝트 한강’을 통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즉 원화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 같은 개념의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도 “문제는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의 관할권 다툼이 아직 해결이 안 됐다”고 지적했다.

박 전 장관은 “예를 들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해 은행 지분 51% 이상 가야 한다는 등의 이런 문제들이 아직 해결이 안 됐다”며 “그런데 지금은 (한은과 금융위가 관할권 다툼을 하며 입법을 지연하는) 이럴 때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박 전 장관은 “미국이 이미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커머스 시대에 대비해서 표준을 만들겠다고 이미 발표를 했고, 우리도 그 논의에 동참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등) 우리의 마당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회가 굉장히 시급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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