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재경차관 "정부가 민간 대신 성장 못해…민간이 성장 중심"

경제

뉴스1,

2026년 5월 15일, 오후 06:56

1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 '성장추세 반전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 전환' 콘퍼런스 개회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 제공)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정부가 민간을 대신해서 성장할 수는 없다"며 "민간의 투자와 혁신이 성장의 중심에 있다"고 15일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 주최로 열린 '성장추세 반전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 전환' 콘퍼런스 '혁신성장을 위한 구조혁신 방향' 세션에 토론자로 참석해 "성장의 중심은 민간에서 나온다"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은 김세직 KDI 원장이 좌장을 맡고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이 차관, 강영규 기획예산처 미래전략기획실장, 오세정 전 서울대학교 총장 겸 NRC 국가미래전략연구위원회 자문위원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 차관은 "2000년 이후 우리나라 평균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3.7%인데 이 가운데 약 80%인 2.9%포인트(p)가 민간 부문의 기여도"라며 "GDP를 구성하는 소비, 투자, 수출은 결국 기업과 노동자, 소비자 국민이 만들어낸 성과"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차관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제안보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정부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정부가 시장 실패를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강대국 간 전쟁터 속에서 민간이 활동할 수 있는 플레이그라운드를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경제적 공간의 경계와 안전한 울타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위기나 보호무역주의 확산, 중동 전쟁에서도 에너지와 핵심 원자재 문제는 개별 기업의 힘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며 "국가 간 협상, 공급망 확보, 경제안보로 해결됐다는 점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 차관은 정부가 민간의 리스크를 함께 지는 전략적 지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제는 리스크를 함께 지는 전략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며 "기술 경쟁이 치열하고 국가 간 경쟁도 격화하는 상황에서 일정한 규모와 기술력을 갖추려면 기업 경쟁력을 정부가 어느 정도 전략적으로 이끌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나가야 할 성장 방향은 민간이 주도하되 정부가 전략적으로 뒷받침하는 성장"이라고 덧붙였다.

이 차관은 정부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방향성, 타이밍, 강도를 제시했다.

그는 "정부가 글로벌 환경 속에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며 "AI(인공지능) 대전환과 녹색 전환(GX), 공급망 분야에서 정부가 확실한 로드맵과 방향성을 제시해야 기업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시간을 놓치면 효과가 반감된다"며 "AI, 배터리, 에너지 인프라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정부 지원도 제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국민성장펀드와 준비 중인 국부펀드 등을 통해 정부 지원이 확실히 이뤄지고, 민간이 안심하고 따라올 수 있게 하겠다"며 "다만 방향성, 타이밍, 강도는 필요조건이고 충분조건은 민간의 신뢰"라고 말했다.

토론자들은 한국 경제의 장기 성장률 하락세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단기 부양책을 넘어 제도, 재정, 교육 전반의 구조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부의장은 "민간 주도의 혁신 경제, 정부 주도의 사회투자 국가, 경제안보 시대의 대체 불가능한 전략 국가가 필요하다"며 "이를 추동할 수 있는 문제 해결의 큰 정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 실장은 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는 산업 대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병목을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실장은 "AI의 경우 GPU만 있는 게 아니라 전력 공급, 전선, 기반 시설, 용수 등이 연결돼야 한다"며 "성장률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가장 병목이 걸린 분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 운용과 관련해서는 "재정사업 전체를 단순히 깎는 문제가 아니라 적은 돈으로 효과를 낼 방법을 고민하자는 의미"라며 "잠재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분야에 재원을 재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오 전 총장은 혁신 성장을 위해 규제 개혁과 연구개발, 교육 개혁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전 총장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남과 달리 생각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것을 틀렸다고 한다"며 "지식 전달 교육이 창의력 개발 교육으로 가야 하고, 평가도 창의적인 부분을 묻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인 문제는 대학 입시"라며 "교육 개혁은 교육학자나 교육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면서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문제"라고 했다.

seohyun.sh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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