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날 더욱 아름다운 빈의 봄 전경(WienTourismus_Hermann Höger 제공)
황제가 즐기던 160년 전통의 소고기 수육부터 미쉐린 셰프가 뜨거운 밀랍으로 빚어낸 예술적인 송어 요리까지, 오스트리아 '빈'의 식탁은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미식 박물관'이다. 과거의 레시피와 미래의 혁신이 한 거리에서 공존하며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16일 빈관광청은 5월 미식의 계절을 맞아 과거와 현재가 한 식탁 위에서 대화하는 독창적인 미식 지형도를 제안했다. 1858년부터 골목을 지켜온 전통 선술집과 도심 옥상에서 채밀한 꿀, 그리고 세계적 수준의 파인다이닝이 어우러진 빈만의 미식 여행법을 소개한다.
빈 전통 바이슬 그모아켈러의 타펠슈피츠(WienTourismus_Julius Hirtzberger 제공)
160년 전통 노포와 미쉐린의 공존…시간을 넘나드는 미식 산책
빈 미식의 뿌리를 경험하고 싶다면 1858년부터 자리를 지켜온 전통 선술집 바이슬(Beisl), 그모아켈러가 제격이다. 빈 사람들이 대를 이어 찾아온 이곳의 백미는 타펠슈피츠다. 프란츠요제프 1세 황제가 매일 즐겼던 소고기 수육 요리로, 맑은 육수와 부드러운 고기에 사과-고추냉이 소스를 곁들여 고전적인 품격을 전한다.
전통의 틀을 깨는 '요즘 맛'은 미쉐린 빕구르망 식당들이 책임진다. 로지바이슬은 고기 중심의 바이슬 문화에서 탈피해 채소 요리로 승부수를 던졌다. 미쉐린 3스타 출신 셰프 틸뵈르너가 오스트리아 제철 식재료의 가능성을 탐구하며 현대적인 감각을 뽐낸다. 세르비텐지구에 자리한 탄테리슬은 버섯 굴라쉬와 슈니첼 등 아늑한 메뉴로 동네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명소다.
싱그러운 비엔나의 포도밭 전경(WienTourismus_Paul Bauer 제공)
도심 포도밭과 2억마리 꿀벌…'푸드 프로듀싱 시티'의 생명력
빈은 약 600헥타르에 달하는 포도밭을 보유한 세계 유일의 수도다. 대표적인 햇와인 선술집인 호이리겐키어링어는 도심 포도밭에서 직접 재배한 포도로 와인을 빚는다. 여러 품종을 한 밭에서 키워 함께 양조하는 빈 특유의 비너게미슈터자츠는 로컬 미식의 정수를 보여준다.
농업 자급률도 놀라운 수준이다. 빈은 오스트리아 전체 오이 생산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오이의 수도'이기도 하다. 아우가르텐시티팜에서는 희귀 채소와 허브를 재배하고, 국립오페라극장과 시청사 등 주요 건물 옥상에 사는 약 2억 마리의 벌들은 연간 풍부한 양의 꿀을 생산한다. 옥상에서 채밀한 꿀은 호텔 조식으로 제공하거나 기념품으로 판매해 도심의 달콤한 생명력을 전한다.
비엔나 미쉐린 3스타 파인 다이닝, 슈타이레렉의 밀랍 퍼포먼스(WienTourismus_Peter Rigaud 제공)
정교한 스토리텔링의 정점…빈 파인다이닝의 정수
빈 파인다이닝의 정점은 빈시립공원 한복판에 자리한 슈타이레렉이다. 미쉐린 3스타인 이곳은 하인츠라이트바우어 셰프의 지휘 아래 오스트리아 제철 식재료를 예술로 승화시킨다. 뜨거운 밀랍을 생선 위에 직접 부어 익혀내는 '밀랍 속의 송어' 퍼포먼스는 빈의 미식이 왜 단순한 식사를 넘어선 경험인지를 선명하게 증명한다.
비건 파인다이닝의 신성 졸라와 오스트리아 고유의 풍미를 기발하게 재해석한 헤어츠히도 올해 미쉐린 1스타를 받으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설적인 3스타 레스토랑과 창의적인 신예들이 공존하는 빈의 식탁은 5월 미식의 계절을 맞아 전 세계 여행객을 유혹하고 있다.
seulbi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