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바라본 벼랑 끝 삼성전자 노사 갈등…"노조, 국민적 공감 잃어"

경제

뉴스1,

2026년 5월 17일, 오전 06:04

삼성전자 서울 서초 사옥 앞에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뉴스1 DB

뉴스1은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뉴스1코리아 본사에서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긴급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와 이홍 광운대 경영학부 명예교수,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이상 가나다순)가 참석했다.

다음은 좌담회 내용 요약.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제도화 요구에 대해 어떻게 보시나?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상여금은 경영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지급되는 것이 본질이다. 성과급의 일정 비율을 급여처럼 고정, 제도화하자는 주장은 시장경제의 급여 원칙에 완전히 어긋나며 성립할 수 없는 개념이다.

▲이홍 광운대학교 경영학부 명예교수
▶경제적,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상여금이 통상임금이 될 경우 퇴직금 부담이 폭등해 초고비용 노동사회가 되고, 기업들의 한국 탈출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모든 하방 위험을 무한대로 감수하는 주주의 '잔여청구권'을 침해하므로 한국 상법의 기본 체계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초과이익성과급(OPI)과 생산성격려금(TAI)의 산정 방식이 복잡하다면 룰을 간소화할 일이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고정하는 방식은 주주에 대한 도덕적 해이이자 대법원 판례상으로도 불법 소지가 크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상법 이론, 기업 지배구조 법리와 충돌한다. 임금과 성과급은 회사의 '비용' 항목이다. 이는 채권적 성격을 갖는다. 잉여이익은 일차적으로 위험을 전적으로 부담하는 주주의 몫이다. 우발적으로 발생한 호황기의 이익을 제도화한다면 불황기의 손실도 노조가 같이 책임질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위험과 보상이라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원칙을 왜곡하는 무리한 요구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경제나 상법 논리가 아닌 노동관계법 관점에서 봐야 한다. 과거 회사가 일방적으로 성과급 산정 방식을 정해왔던 '무노조 경영'의 여파가 터져 나온 것이다. 노조의 무조건적인 15% 요구는 미숙한 측면이 있으나, 해마다 극심한 노사 갈등 비용을 치르지 않으려면 노사가 합의해 예측 가능한 성과 배분 규칙을 '제도화'하는 과정 자체는 꼭 필요하다.

-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분배의 정의에 부합하는가? 현 사태의 핵심 원인은 무엇인가?

▲이홍 광운대학교 경영학부 명예교수
▶분배의 정의는 N분의 1이 아니라 인풋 대비 합당한 아웃풋을 가져가는 공정성이다. 현재 발생한 57조 원가량의 영업이익이 온전히 반도체(DS)부문 노조만의 기여로 발생했는지 의문이다. 인공지능(AI) 특수라는 외부 요인과 정부의 인프라 지원 등이 복합된 결과임에도 이를 독식하려 한다. 사내 타 사업부(DX), 타 기업 노동자와의 형평성을 무너뜨리며, 대한민국 전체 이해관계자 간의 충돌을 유발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업황 개선과 거대한 AI 흐름으로 창출된 성과를 특정 사업부가 모두 자신의 기여분이라 주장하며 독식하려는 것은 심각한 모럴해저드다. 비용을 투자라고 억지 주장하며 과도한 몫을 요구하는 행태는 과거 분식회계로 파산한 미국 엔론 사태의 논리와 다를 바 없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분배의 정의 측면에서 노조의 연대 의식이 턱없이 부족하다. 하청업체 등 가치사슬 전반과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명분 없이 이기적인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고 있다. 내부에서조차 분열된 모습을 보여 국민적 공감을 잃었다. 노조는 수익 배분뿐 아니라 마이너스 실적 시 책임질 수 있는 성숙한 태도를 갖춰야 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근로자가 성과에 대한 배려를 요구하는 것 자체는 타당하나, 주식회사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조율하는 주체는 이사회여야 한다. 노조의 강압에 밀려 이사회가 합리적 수준을 넘어서는 보상을 결정한다면 이는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 위반이자 배임 소지가 있다.

-초과 이익을 미래를 위해 현명하게 활용하고 갈등을 풀 대안은 무엇인가?

▲이홍 광운대학교 경영학부 명예교수
▶구간별로 성과급의 상한제를 도입하고, 일부 경영진에게만 국한됐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일반 근로자에게도 확대해 장기적 주인의식을 갖게 해야 한다. 포스코 사례처럼 노사가 합의해 공식적인 공익법인을 설립하고 초과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혁신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회사 내 RSU나 스톡옵션 일반화 도입에는 찬성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외국인 주주 비율이 50% 안팎에 이른다. 수익이 났다고 외부 압력으로 사회적 기금을 강요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다드와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사회적 약자 보호는 막대한 세금을 걷어가는 국가의 책임이지, 기업에 이중과세 격의 부담을 지워선 안 된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
▶성과 보상을 현금이 아닌 RSU 등 주식 기반으로 전환하는 대안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만, 기업에 이익이 났다고 해서 국가나 외부 단체가 무리하게 기금 조성을 압박해선 안 된다. 초과 세수 역시 국가재정법에 따라 부채 감축이나 예정된 목적에 맞게 투명하게 집행하면 될 일이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
▶현재는 AI 대전환기, 로봇 도입 등으로 인한 대규모 일자리 상실 위기 상황이다. 따라서 일시적인 초과 세수나 기업의 이익을 단순히 나눠주기 방식으로 분배해선 안 된다. 시대적 전환에 맞춰 산업과 고용 구조 재편을 돕는 펀드나 로봇세 도입 등 거시적인 분배 차원의 열린 공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jin@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