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에 은행 퇴직연금 수익률 10배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17일, 오후 05:39

[이데일리 정민주 기자] 은행이 운영하는 퇴직연금 원리금 비보장 상품 수익률이 1년 만에 10배 상승했다. 증시 호황에 수익률도 급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률 상승에 퇴직연금 잔액도 늘었다. 다만 예금이나 국채 같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은 은행에, 상장지수펀드(ETF) 등 보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의 고객은 증권 퇴직연금으로 옮겨가고 있어 은행들은 고객을 잡아두기 위한 작업을 가속하고 있다.

5대 은행 퇴직연금 DC형 원리금 비보장 수익률이 1년 만에 10배 상승했다.(사진=연합뉴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개인형 확정기여형(DC) 원리금 비보장 수익률은 지난해 1분기 2.58~3.57%에서 올해 1분기 20.64~24.92%로 하단 기준 10배가량 상승했다. 지난해 4분기(18.48~21.55%)보다는 2~3%포인트 증가했다. 원리금 보장 수익률은 2.63~2.76%로 지난해 1분기 3.14~3.36%보다 소폭 하락했다.

개인형IRP 원리금 비보장 수익률은 1년 만에 2.67~4.01%에서 17.56~24.82%로 6~8배 늘었다. 16.4~22.04%였던 지난해 4분기보다는 하단이 1% 상승했다. 원리금 보장 수익률은 DC형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1분기 3.06~3.16%에서 올해 1분기 2.3~2.6%로 하락했다.

확정급여형(DB) 원리금 비보장 수익률은 지난해 1분기 5.05~6.24%에서 올해 1분기 2.14~16.32%로 상단 수익률이 3배 가까이 올랐다. 3.93~19.93%였던 지난해 4분기보다는 상·하단 모두 떨어졌다. 원리금 보장 수익률은 지난해 1분기 3.36~3.57%에서 올해 1분기 3.6~3.05%를 기록했다.

원리금 비보장 수익률이 3배에서 많게는 10배 증가하면서 총 퇴직연금 상품 잔액도 늘어났다. DB형, DC형, 개인형IRP를 총합한 5대 은행 퇴직연금 상품 잔액은 올해 1분기 212조411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83조9869억원 대비 15.4%(28조425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208조7269억원보다는 1.8%(3조6850억원) 올랐다.

상품별로 보면 개인형IRP 잔액이 가장 많이 늘었다. 지난해 1분기 61조8667억원에서 4분기 72조6015억원, 올해 1분기 77조7762억원으로 올랐다. DC형은 54조8558억원에서 60조6693억원, 61조4673억원으로 증가했다. DB형은 지난해 1분기 67조2644억원에서 지난해 4분기 75조4561억원으로 늘었지만 올해 1분기 73조1684억원으로 하락했다.

퇴직연금은 신한은행이 가장 앞서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잔액) 54조7391억원으로 금융권 전체 1위를 달성했다. 신한은행은 고객 수요에 따라 ETF와 TDF 등 실적배당형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퇴직연금 잔액 증가로 신한은행을 비롯한 은행들은 수수료수익 상승도 점치고 있다.

다만 최근 은행보다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로도 퇴직연금 수요가 넘어가는 흐름도 보이고 있어 고객 유치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1분기 증권업권 퇴직연금 잔액은 141조6797억원으로, 한 분기만에 10조1771억원 늘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이 안정적인 투자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볼 수 있는 공격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수익률을 비교해 자율적으로 투자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전략적으로 ETF 관련 상품 서비스를 강화 중이다. 하나은행은 최근 퇴직연금 비대면 ETF 거래 서비스를 전면 개편했다. 고객들은 ETF 상품의 실시간 호가와 시장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고객이 보유한 퇴직연금 ETF가 미리 설정한 목표 수익률에 도달할 경우 즉시 알림을 보내주는 기능도 도입했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 내 퇴직연금 비대면 상품거래 서비스를 개편하면서, 펀드평가 전문기업 KG제로인과 연계해 ETF 실시간 시세 조회 기능을 추가했다. 신한은행은 ETF 상품군을 은행권 최대 수준인 242개로 확대했다. 우리은행은 전문가가 선정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ETF를 포함한 투자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원리금 비보장 상품을 중심으로 은행권 퇴직연금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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