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세계보건기구(WHO)가 17일(이하 현지시간) 민주콩고와 우간다에서 발생한 에볼라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전격 선포했다. 이번 발병으로 현재까지 300건 이상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으며, 사망자는 이미 88명에 달한다.
WHO가 이처럼 경계 수준을 최고조로 높인 이유는 이번 사태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번 발병은 에볼라 바이러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드문 ‘분디부교’(Bundibugyo) 계통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이 변종에 대해 현재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기존 자이르 계통 대응 시 사용됐던 무기들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방역 현장의 공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감염의 ‘국제적 확산’이 이미 현실화된 점도 결정적이었다. 민주콩고 이투리주에서 시작된 불길은 어느새 우간다 수도 캄팔라까지 번져 확진자가 발생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실제 감염 규모와 지리적 확산 범위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공식 집계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잠재적 감염자가 존재할 가능성을 경고하며 전 세계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대서양을 항해했던 MV 혼디우스호 관련 한타바이러스 사태도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12일 기준 관련 확진자는 9명으로 늘어났으며, 하선한 120여 명의 승객이 본국으로 돌아감에 따라 이제 방역의 무게중심은 각국의 ‘국내 유입 차단’으로 옮겨갔다.
하지만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격리 지침을 두고 국가별로 큰 온도 차를 보이며 국제적 공조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WHO는 한타바이러스의 긴 잠복기를 고려해 마지막 노출일로부터 최소 6주(42일)간의 엄격한 격리와 모니터링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독일, 영국, 스위스, 그리스 등 유럽 주요국들은 WHO 지침보다 강화된 45일 자가격리를 시행하며 빗장을 걸어 잠갔다. 캐나다 역시 21일에서 최대 42일까지 유동적인 격리를 적용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미국은 전혀 다른 행보를 택했다. 제이 바타차리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임시 국장은 귀국 승객들에 대해 필수 격리를 시행하지 않겠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는 보건 안보보다는 경제적·정치적 논리가 우선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올해 초 미국이 WHO를 탈퇴하며 빚어진 국제 보건 기구와의 갈등이 실제 방역 현장에서의 ‘엇박자’로 표출되면서, 변종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글로벌 공동 전선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번 두 바이러스 사태가 치사율이 높고 잠복기가 길다는 공통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타바이러스 ‘안데스 변종’은 사람 간 감염이 가능한 만큼, 미국과 같은 방역 완화 조치가 자칫 세계적인 재확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테워드로스 WHO 사무총장은 "당장 대규모 유행의 징후는 없더라도 상황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며 "잠복기를 고려할 때 앞으로의 몇 주가 이번 사태의 종식 여부를 결정 지을 골든타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