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원리가 통하지 않는 구조 속에서 경쟁력은 애초에 성립할 수 없다. 그 결과 재고와 비효율이 누적되고, 그 비용은 다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착화됐다.
더 큰 문제는 이 구조를 바꾸려는 동력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폐쇄적인 거버넌스와 경직된 의사결정 체계는 변화의 필요성을 알면서도 근본적인 혁신을 미루는 상태를 만들고 있다. 그 사이 시장은 이미 답을 내리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미국(1월)과 유럽산(7월) 유제품의 관세가 전면 철폐되면서, 시장은 더 싸고 품질 경쟁력이 있는 수입 제품으로 무섭게 이동하고 있다. 실제 최근 9년 새 수입 멸균우유 물량은 42배 늘어났다.
이제 ‘보호’라는 이름의 정책은 오히려 산업을 고립시키는 장벽이 되고 있다. 관세 장벽마저 사라진 마당에 낙농가를 지키는 방식이 산업 전체를 무너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면, 그 정책은 더 이상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지원이 아니라, 구조를 바꾸기 위한 지원이다. 생산비를 낮출 수 있는 규모화, 유통 효율화, 그리고 시장 신호를 즉각 반영하는 가격 체계로의 전환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고통이 따르더라도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지금이 방향을 바꿀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보호에 머무는 산업은 결국 도태된다. 살아남으려면,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