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줄인 빗썸, 점유율 방어 힘쓴 업비트…거래급감 속 엇갈린 전략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18일, 오후 05:18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국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이 거래대금 급감으로 나란히 매출이 반토막 났지만, 침체 국면에서 선택한 광고 마케팅 전략은 엇갈렸다. 업비트는 비용을 늘리며 점유율 방어에 나선 반면, 빗썸은 마케팅을 줄이고 규제 리스크 대응과 재무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제미나이)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나무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346억원으로 전년 동기(5162억원) 대비 54.6% 감소했다. 빗썸 역시 같은 기간 1947억원에서 825억원으로 57.6% 줄었다. 코인 시장 침체로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양사 모두 핵심 수익원인 거래 수수료 수익이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다.

거래량 감소 국면에서도 두나무는 플랫폼 생태계 유지와 신규 이용자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어갔다. 두나무의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는 175억원으로 전년 동기(80억원) 대비 약 2.2배(117.8%) 증가했다. 이 같은 기조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두나무의 지난해 연간 광고선전비는 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4배 증가했다.

두나무의 1분기 영업이익은 880억원으로 전년 동기(3963억원) 대비 77.8% 급감했다. 이렇듯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비용 지출을 줄이기보다는 시장 점유율 방어에 집중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5대 거래소 중 업비트 점유율은 약 56.8%, 빗썸은 39.5% 수준이다. 업비트가 여전히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빗썸 역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격차를 좁혀온 상황이다.

반면 빗썸은 비용 절감 중심의 보수적인 전략을 택했다. 올해 1분기 판매촉진비(이벤트·리워드)는 181억원으로 전년 동기(670억원)의 4분의 1(27%) 수준까지 감소했다. 광고선전비 역시 97억원에서 45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공격적인 이용자 확보 경쟁보다는 비용 효율화와 재무 안정성 확보에 무게를 둔 것이다.

이 배경에는 금융당국 제재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는 지난 3월 빗썸에 영업 일부정지 6개월과 과태료 368억7000만원을 부과했다.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와의 거래, 고객확인(KYC) 의무 위반 등이 사유였다. 빗썸은 집행정지 및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지난달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현재는 정상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회계상 부담은 실적에 그대로 반영돼 소송 관련 충당부채 395억원이 별도 적립됐다.

여기에 자체 보유 가상자산 처분손실 624억원까지 더해졌다. 코인 가격 하락기에 보유 물량을 정리하면서 발생한 손실이다. 전년 동기 처분손실이 11억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손실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빗썸은 영업이익에서는 29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규제 비용과 자산 손실이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최종 순손실 869억원을 기록했다. 빗썸 관계자는 “이번 비용 최적화 기조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지금 빗썸이 재원이 많이 줄었고 적자 구조인 상황이다 보니, 자원이 풍부한 업비트 입장에서는 오히려 지금이 격차를 벌릴 수 있는 타이밍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업비트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이나 브랜딩 강화를 하는 것 또한 결국 점유율을 고착화하기 위한 행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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