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담보로 돈 빌려 주식 샀나…30대 주도로 증가세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18일, 오후 07:05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41)는 최근 예금담보대출을 받아 확보한 자금을 증시에 넣었다. A씨는 “증시가 계속 오르는데 현금을 그냥 묶어두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만기가 6개월 정도 남아 예금은 유지하면서 투자 자금만 빌리는 방식이 심리적으로 부담이 덜했다”고 말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에 설치된 은행 ATM기를 시민들이 이용하는 모습. (사진=뉴스1)
예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예금 담보대출 잔액이 4대 시중은행에서 1분기 기준 5조5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활황으로 예금을 해지하지 않은 채 투자금을 마련하려는 수요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18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시중은행 예금담보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올 1분기 예담대 잔액은 5조5521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4조5438억원)과 비교하면 1조83억원(22.2%) 증가한 규모다. 4개 은행의 예담대 잔액은 2024년 말 5조2669억원으로 전년 대비 0.2% 감소하며 사실상 정체 상태였는데, 지난해 말 5조5019억원으로 반등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5월 현재도 예담대 잔액은 4개 은행에서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24년 말(1조2485억원)부터 올 1분기(1조4284억원)까지 30대 잔액은 14.4%(1799억원) 증가했다. 60세 이상 잔액이 1.5%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이 기간 전체 증가분(2852억원)의 63%를 차지했다. 2021년 말부터 따지면 30대의 예담대 잔액 증가율은 38%에 이른다. 20대도 같은 기간 34.7% 늘었다.

예금 담보 대출은 원래 자금이 급할 때 예금을 해지할 필요 없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예담대 금리는 통상 예금금리 1%포인트를 더해 산정된다. 작년 하반기 초에는 6·27 대책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에 예담대 증가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됐다.

그런데 최근엔 증시 랠리와 맞물려 투자금을 조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는 지난해 10월 말 4000선을 뚫었고 올해 들어선 8000선을 넘었다가 이날은 7500선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담대는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는데다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으며 신청하면 빠르게 받을 수 있다”며 “최근처럼 증시가 강한 시기에는 투자 자금 용도로 활용하는 경우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에선 예담대 증가분을 모두 투자 수요로 보긴 어렵다고 설명한다. 특히 고령층의 경우 생활비·의료비 등 단기 유동성 확보 목적 수요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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