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경계현 "내후년 메모리 수요 감소…美·中 필요로 하는 기술 찾아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18일, 오후 06:56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미국, 중국과 모든 영역에서 경쟁하려고 하기보다는 딥테크 기반 제조 기술을 집중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반도체 등 산업에서 미국과 중국이 우리를 필요로 할 수 있도록 핵심 기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경계현 삼성전자 고문은 18일 “자본, 기술, 인재, 경쟁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미국과 비교해 조금 떨어진다”며 “첨단 산업에서 미국이 메이저리그라면, 한국은 마이너리그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경 고문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을 역임한 반도체 전문가다.

경계현 삼성전자 고문이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공학한림원(NAEK)이 주최한 '제285회 NAEK포럼'에서 '미중 기술패권 시대, 한국 첨단산업의 도전과 생존 전략'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경 고문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공학한림원(NAEK)이 주최한 ‘제285회 NAEK포럼’에서 ‘미중 기술패권 시대, 한국 첨단산업의 도전과 생존 전략’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첨단 산업에서 한국만의 강점에 집중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딥테크 제조 강국으로서 입지를 굳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첨단 산업에서 미국을 추월하기 위해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경 고문은 “2024년 중국 R&D 투자 규모가 같은 해 한국의 예산과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며 “중국은 투자뿐 아니라 기술국가주의를 통해 여러 R&D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로봇과 배터리 등 분야에서 한국보다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중국이 기회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경 고문은 “낸드플래시에서는 중국이 이미 글로벌 시장의 20% 이상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D램도 이번 메모리 쇼티지로 10%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힘입어) 앞으로 3년간 12~13% 정도의 점유율을 가져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수요가 증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능력(CAPA·캐파)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도 공격적으로 캐파를 확장하면서 공급자 우위 시장 판도가 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 고문은 “2028년이 되면 빅테크 기업들의 메모리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AI를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등 국가들이 글로벌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해 중국과 미국이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경 고문은 “당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2나노 등 첨단 공정은 미국 중심으로 갈 것”이라며 “국내 기업도 미국에 진출하는 한편, 국내에서 기술을 개발해 미국이 우리를 떠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도 여전히 우리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라며 “미국과 중국 중심 공급망을 각각 다르게 구분해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 고문은 이어 “패키징·섭스트레이트 등 기술도 딥테크 분야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미국이나 중국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를 선정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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