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2차 사후조정 회의에 돌입한 18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수원지법은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 2개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쟁의행위 중에도 평상시와 동일한 정도의 인력, 가동시간, 가동규모 등에 대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 2026.5.18 © 뉴스1 최지환 기자
삼성전자(005930) 노사가 19일 최종 담판에 나선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선 상황이어서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사라졌다.서로의 카드는 이미 확인한 터여서 어디까지 양보할 것인지 결정만 남았다.
핵심 쟁점인 '영업이익 N%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제 폐지' 둘 다를 챙길 수도, 양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절충점을 찾지 못한다면 노조는 결국 총파업 수순에 돌입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는 총파업 불가 방침을 굳혔고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더 이상 노사 자율은 사라지고 정부의 중재안에 운명을 맡겨야 하는 처지가 된다. 노사 모두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영업익 15% 제도화" vs "상한 유지"…막판 절충안 주목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중노위 주재로 사후 조정 회의를 진행한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이 직접 조정에 나선다. 이번 협상은 오는 21일로 예고된 총파업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노조는 연봉의 50%인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고 연간 영업이익의 15% 성과급으로 제도화해 줄것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300조 원인 것을 감안하면 성과급 재원은 약 45조 원 규모에 달한다.
회사 측은 반도체 업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성과급을 고정 비율로 제도화할 경우 미래 투자와 재무 안정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에 기존 성과급 틀을 유지하되 영업이익의 일정 부분을 추가 지급하고, 이를 3년 후 재논의하는 유연한 제도화를 제시해 왔다.
다만 총파업 현실화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노사 모두 일부 수정안을 검토 중일 것으로 보인다. 앞선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조는 영업이익의 13%를 현금 성과급, 2%를 주식 성과급으로 받고 성과급 상한 폐지 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이와 별개로 중노위는 성과급 기준을 영업이익의 12%로 상향 조정하는 안을 마련했다.
결국 영업이익과 연동된 성과급 체계를 일부 도입하되 기존 지급 상한 구조를 완화하거나 사업부별 차등 폭을 확대하는 방식 등이 절충안으로 거론된다.
특히 이번 갈등의 핵심은 단순한 성과급 규모보다 '예측 가능성'과 '공정성'에 있다는 분석이 많다. 노조는 회사 실적이 크게 개선됐음에도 성과급 산정 기준이 불투명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회사 측은 업황 급변에 따라 성과급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여명구 사측 대표교섭위원(반도체 부문 피플팀장, 왼쪽부터),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8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2차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5.18 © 뉴스1 김기남 기자
李 대통령·법원·경제계까지 전방위 압박…총파업 부담 커져
정부와 경제계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필요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염두에 둔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제 6단체도 공동성명을 내고 삼성전자 파업이 국가 경제와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노사의 조속한 합의를 촉구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 특성상 생산 차질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과 수출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노조를 둘러싼 사법 변수도 등장했다. 법원은 최근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안전보호시설 유지·운영 업무와 웨이퍼 변질 방지 등 보안 작업에 대해 쟁의행위 기간에도 평상시 수준으로 업무가 수행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생산 및 연구라인, IOC, 구매창고, 전기·전산시설, 폭발위험물질·유해화학물질 보관시설 등에 대한 점거도 금지했다. 법원은 "부분적·병존적 점거를 포함한 모든 점거가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각 노조에 하루 1억 원, 주요 노조 간부에게는 하루 1000만 원씩을 삼성전자 측에 지급하도록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법원이 생산·안전 업무 유지 의무를 명확히 하면서 총파업의 실질적 위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법원이 노조 활동 자체를 전면 제한한 것은 아닌 만큼 실제 총파업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노조 역시 총파업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협상 결과에 따라 삼성전자 노사가 극적 타협에 성공할지, 아니면 창사 이래 두 번째 총파업이라는 초유의 상황으로 치달을지가 결정될 예정이다. 노조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flyhighrom@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