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밀가루 담합' 사조동아원·대한제분 등 7개사 과징금 6710억

경제

뉴스1,

2026년 5월 20일, 오후 12:00

[자료]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2024.11.12 © 뉴스1 김기남 기자

약 6년에 걸쳐 제면업체, 제과업체 등을 대상으로 공급 가격·물량을 담합한 7개 밀가루 제조사에 과징금 약 6710억 원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사조동아원, 대한제분, CJ제일제당 등 7개 사에 총 6710억 4500만 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과징금 액수는 역대 공정위가 부과했던 과징금 중 2위, 담합 사건으로는 최대 규모다.

제재 업체와 과징금은 △사조동아원(1830억 9700만 원) △대한제분(1792억 7300만 원) △CJ제일제당(1317억 100만 원) △삼양사(947억 8700만 원) △대선제분(384억 4800만 원) △한탑(242억 9100만 원) △삼화제분(194억 4800만 원) 등이다.

국내 밀가루 기업 간 거래(B2B) 제조·판매시장에서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 등 상위 3개 사는 62.0%의 시장점유율(2024년 매출액 기준)을 차지했다. 여기에 삼양사, 대선제분, 삼화제분, 한탑을 더한 7개 제분사의 시장점유율은 87.7%다.

지난 2019년 당시 국내 제분사들의 경쟁이 심화하자 대한제분, CJ제일제당, 사조동아원의 대표자급 임원들과 삼양사 임직원은 2019년 11월 식당에서 회합을 진행했다.

이들은 기업 간 거래(B2B)처들을 상대로 서로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적정 가격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담합이 시작됐다.

이후 7개 제분사는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농심, 팔도, 풀무원 등 대형 수요처를 대상으로 밀가루 공급가격과 물량 담합을 19차례 진행했다.

또 중소형 수요처와 대리점 등 전거래처를 대상으로 밀가루 공급가격 담합을 5차례 실시했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담합의 관련 매출액은 5조 6900억 원으로 산정했다"고 "2006년 (담합과) 합병된 사업자를 빼면 완전히 동일한 사업자들이고, 20년 만에 또다시 담합이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담합 경과를 살펴보면, 2019년 11~12월 상위 3개 사와 삼양사 등 4개 사가 대형 수요처인 농심과 팔도에 공급하는 밀가루 공급가격과 물량을 합의했다.

이후 2020년 1월에는 삼화제분, 대선제분, 한탑 등 하위사들까지 가담해 중소형 수요처와 대리점 등 전체 거래처를 대상으로 밀가루 일부 제품(혼합분 및 중력2급분)의 공급가격을 합의했다.

2021년 4월부터는 이들 7개 제분사 모두가 전체 거래처를 대상으로 밀가루 전 제품 가격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남 부위원장은 "제분사들은 담합 기간 총 55회에 걸쳐 대표자급 회합, 실무자급 회합을 가졌다"며 "담합 당시 상황과 자신들의 이해관계 등 필요에 따라서 상위 3개 사, 4개 사, 7개 사 등 다양한 형태로 회합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회합에 참석하지 않은 하위 제분사들에 대해서는 유선 연락을 통해서 합의 내용을 공유·전달하거나 하위사들이 상위사에 먼저 연락하여 합의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청하는 등 상·하위사 구분 없이 모두 담합에 가담했다"고 설명했다.

제분사별 밀가루(중력분) 평균 판매가격 추이(원/kg,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2026.5.20/뉴스1

특히 이들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수입 원맥 시세 상승기에 원가 상승분을 최대한 신속하게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전 거래처에 대한 가격 인상 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다. 원맥은 밀가루의 원재료다.

반대로 2023년 이후 수입 원맥 시세 하락기에는 원가 하락분을 최대한 늦게 판매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농심 등 대형 수요처에 대한 가격 인하 폭과 시기 등을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22년 9월 기준으로 밀가루 판매가격(중력분 평균 가격)은 담합 시작 당시인 2019년 12월에 비해 제분사별로 최소 38%에서 최대 74%까지 상승했다.

특히 정부가 2022년 하반기부터 국제 원맥 시세 상승으로 인해 제분사에 총 471억 원의 가격안정 지원사업 보조금까지 지급했음에도, 7개 사는 담합을 지속했다.

남 부위원장은 "보조금은 사실 적절히 집행됐는지 저희가 판단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보조금 몰수나 그 사후 조치는 농림축산식품부가 필요하다면 검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과징금과 함께 법 위반 행위 금지명령,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 등 시정명령도 부과했다.

남 부위원장은 "가격재결정 명령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밀가루 가격이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의 가격을 좀 찾아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공정위는 올해 1월 검찰 고발요청에 따라 7개 제분사와 담합에 가담한 임직원 총 14명에 대해 이미 고발 조치를 완료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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