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는 왜 공중제비를 돌까?…보이지 않는 '열' 주목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0일, 오후 07:11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보스턴다이나믹스가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시연 영상을 잇따라 공개한 가운데 공중제비 등 고난도 동작을 반복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동작 제어 기술력을 과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체의 열관리 성능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가 고난도 동작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유튜브 캡처)
20일 업계에 따르면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최근 아틀라스의 학습 과정을 설명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아틀라스는 백플립, 물구나무서기, 고속 회전 등 다양한 고난도 동작을 수행했다. 앞서 공개된 기술 간담회, 전신 제어 테스트 영상에서도 고난도 동작을 수행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선보인 바 있다.

알베르토 로드리게스 보스턴다이나믹스 로봇행동 담당 이사는 기고문을 통해 “실용적이지 않은 작업에도 목적이 있다”며 “무게가 90kg에 달하는 로봇이 물구나무서기나 백플립을 할 수 있는 것은 뛰어난 열관리 시스템 덕분이며 이는 아틀라스가 고온 환경에서도 작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로봇이 고난도 동작을 수행할 때는 관절 모터가 순간적으로 큰 토크와 출력을 내야 한다. 냉장고처럼 무게중심이 일정하지 않은 물체를 들어 올릴 때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각 관절에 걸리는 부하가 커진다. 여기에 AI 칩이 대규모 연산을 수행하는 탓에 내부 발열도 급증한다. 이렇게 발생한 열을 제때 배출하지 못하면 성능 저하나 부품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열관리는 로봇의 전반적인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가 고난도 동작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유튜브 캡처)
글로벌 로봇 제조사들에게도 열관리는 상용화를 결정짓는 난제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마라톤에서는 일부 로봇이 장거리 주행에 성공했지만 제작자들이 로봇의 뒤를 따라다니며 얼음과 냉각 스프레이로 기체를 식히는 장면이 포착됐다. 운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발열을 제어하는 기술이 아직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했음을 보여준 사례다.

이런 가운데 전동모터를 기반으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아틀라스는 비교적 단순한 냉각 구조로 안정적인 작동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틀라스는 관절 외장에 열을 외부로 배출하는 방열 부품을 통합한 수동 냉각 구조를 채택했다. 바람으로 열을 식히는 팬은 머리 부분에 설치된 1개가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액체 냉각 방식이나 여러개의 팬을 사용하는 일부 경쟁 로봇들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액체 냉각 방식은 냉각 성능을 높일 수 있지만 설계가 복잡하고 유지보수 부담도 커진다. 복수의 팬 역시 부품 수와 무게를 늘려 로봇의 기동성을 떨어뜨리고 소음 문제를 동반할 수 있다. 초기 아틀라스에 적용됐던 유압 액추에이터 방식도 열관리 부담이 컸지만 신형 아틀라스는 독자 개발한 전동형 고밀도 액추에이터를 적용해 이 같은 부담을 줄였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로봇 '아틀라스'가 고난도 동작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보스턴다이나믹스 유튜브 캡처)
이러한 열관리 기술을 바탕으로 아틀라스는 영하 20도부터 영상 40도까지 폭넓은 온도 범위에서 운용할 수 있다. 난방이 제한적인 물류창고나, 한겨울 조선소 야외 작업장, 고열이 발생하는 주조공장 등 사람이 작업하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며 장시간 작업할 수 있어 상품성과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로드리게스 이사는 “아틀라스는 공장, 창고, 건설 현장 등 매우 광범위한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는 다목적 도구로 개발됐다”며 “실제 환경에서 요구되는 성능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면 하드웨어와 동작 방식 모두 획기적인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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