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상흔에 SSG 불씨까지…‘AA’ 신세계, 회사채 투심 지킬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0일, 오후 07:03

크레딧 체크포인트는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구조와 자금 흐름을 점검해 신용등급 위험을 가늠해보는 코너입니다. 재무제표에 나타난 숫자뿐 아니라 현금흐름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주목해 기업의 단·중기 재무 안정성을 살펴봅니다. 회사채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입체적인 시각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핵심 재무 지표와 잠재 리스크 요인을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신세계(004170)가 지난 1월 이후 4개월 만에 다시 공모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 올해 1분기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며 회복 기대감을 높였지만,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에 집중된 차입 구조와 면세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불거진 일회성 비용, SSG닷컴 관련 우발채무 등이 투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사진=신세계백화점)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오는 21일 총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별로 보면 2년물 1000억원, 3년물 1500억원으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검토 중이다.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신세계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신세계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9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5% 급증했다. 외국인 인바운드 확대에 따른 백화점 부문 고성장이 전사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면세 부문도 할인율 구조 조정과 비용 효율화 효과로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덕분에 현금흐름도 크게 개선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1707억원 순유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7.8% 급증한 수치다. 잉여현금흐름(FCF)도 664억원으로 전년 동기(-552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FCF는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에서 설비투자 등 자본적 지출을 제외한 실제 가용 현금을 의미한다.

재무건전성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신세계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총차입금은 5조2898억원으로 전년 말 5조3347억원 대비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는 33.7%에서 33.1%로 0.6%포인트(p) 하락했다. 순차입금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 2024년 4.7배에서 2025년 4.5배, 올 1분기 말 3.3배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점검이 필요한 부분은 차입금 구조다. 총차입금(5조2898억원) 가운데 단기성차입금은 2조4323억원으로 전체의 46%에 달한다. 통상 신용평가업계에서 적정 단기차입금 비중을 50%로 판단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임계치에는 못 미치지만, 차환 수요가 반복되는 구조에서는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는 요소다. 시장 여건 변화에 따른 조달 비용 상승이 수익성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 역시 6월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2200억원과 전자단기사채 1800억원 등 4000억원 규모의 차입금 상환 목적인 만큼, 향후에도 반복적인 차환 수요는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분기당 798억원(1분기 기준)에 달하는 금융원가가 단기 유동성 관리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이와 맞닿아 있다.

면세 사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도 시장이 주목하는 지점이다. 신세계는 지난달 27일 인천공항 DF2권역 영업을 계약기간 만료 전 조기 종료했다. 과도한 임차료로 인해 면세 부문 적자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돼 온 사업장이다. 조기 철수로 임차료 부담은 덜게 됐지만 위약금 1910억원이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되면서 향후 수익성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가능헝이 크다는 평가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2021년 강남점, 2025년 부산점에 이어 이번 공항점까지 연이은 사업규모 축소로 인한 영업 네트워크 위축과 매출기반 약화는 면세부문 사업경쟁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수익성 회복과 사업 규모 축소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라는 점에서 경쟁력의 지속 가능성은 별개로 살펴봐야 한다는 의미다.

SSG닷컴 관련 우발채무는 당장 크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변수다. 신세계와 이마트는 에스에스지닷컴 지분 30%를 보유한 재무적투자자(올림푸스제일차)와 주주간계약을 체결한 상태로, 지분 매각 시 매각가액이 약정 금액에 미달하면 대주주가 차액을 보전해야 한다.

올 1분기 말 기준 신세계가 인식한 관련 파생상품부채는 655억원으로, 현재 사업 규모를 고려하면 재무 안정성을 즉각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 다만 에스에스지닷컴의 기업가치 하락이나 매각 지연이 현실화될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034950)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신세계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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