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동화기업(025900)이 수익성이 꺾이는 와중에도 골프장 인수 등 관계사 지원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후유증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본업 적자가 깊어지는 사이 1조원을 넘긴 차입금은 재무건전성을 옭아매는 족쇄로 돌아왔고, 비우량채 자금조달 환경 악화로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기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동화기업 중앙연구소 전경.(사진=동화기업)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화기업은 이날 400억원 규모의 무보증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1.5년 단일물로 진행되며 조달 자금은 전액 기존 회사채 차환에 투입될 예정이다. 동화기업의 무보증 사채 신용등급은 ‘BBB+(안정적)’다.
시장에서는 동화기업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훼손된 만큼 조달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조원대 차입금에 비해 이번 400억원 조달은 유동성 리스크를 근본적으로 완화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은 싸늘하다.
실제 동화기업의 올 1분기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1조478억원으로 지난해 말(1조74억원) 대비 4% 늘었다.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는 45.1%로 적정 수준으로 판단되는 3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전년말 44.4%와 비교하면 0.7%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더 심각한 것은 만기 구조다. 총차입금 중 1년 내 상환해야 할 단기차입금 비중은 75%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67.3%)보다도 약 8%p 높아진 수치다. 단기 상환 압박이 불과 한 분기 만에 한층 더 가팔라진 것이다. 이번 발행 규모가 ‘조족지혈’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는 동화기업이 수익성이 크게 꺾이면서 자체적으로 재무건전성을 회복할 여력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동화기업의 1분기 영업손실은 49억원으로 전년 동기(-18억원)보다 적자 폭이 오히려 커졌다. 당기순손실은 47억원으로 전년 동기(-217억원)보다 축소됐지만 손실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금흐름 지표는 표면적으로 개선된 모습이다. 1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36억원으로 전년 동기(-374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고, 잉여활동현금흐름(FCF)도 86억원으로 순유입을 기록했다. 다만 운전자본 조정에 따른 일시적 유입에 불과하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분기당 140억원에 가까운 금융비용을 고려하면 1조원대 차입 부담을 자체적으로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동화기업의 재무 부담의 원인은 관계사 엠파크(몽베르CC) 인수 지원이 자리한다. 동화기업은 2023년 엠파크의 골프장 인수 자금으로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400억원의 대여금을 지원한 데 이어, 2024년과 2025년에도 각각 약 800억원,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DWI로부터 말레이시아 법인 지분을 약 303억원에 취득하기도 했다. 업황 부진으로 본업 수익성이 꺾이던 시점에 단행된 대규모 외부 투자가 재무건전성을 갉아먹는 '독'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단기간 내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염동환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4실 연구위원은 “관계기업에 대한 지원이 지속되면서 차입금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투자계획과 확대된 차입금 규모, 저하된 현금창출력을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차입 부담 완화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장에서는 이번 수요예측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무보증 회사채 BBB+ 금리가 전날 종가 기준 7.72%를 기록한 가운데, 동화기업이 제시한 6.5% 고정금리는 동일 등급 시장 금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현 재무 상황을 감안하면 투자자의 위험 프리미엄을 충족하기에는 더욱 부족하다는 평가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비우량채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시장 금리와 제시 금리 간 괴리까지 있어 수요예측 흥행을 낙관하기는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