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묵은 '60일 룰'에 발목…중기연 "납품대금 30일 지급 필요"

경제

뉴스1,

2026년 5월 21일, 오전 10:01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대·중소협력재단에서 열린 '제2기 납품대금 연동 확산 지원본부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택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부원장, 오충용 한국물가협회 본부장, 이면헌 대·중소기업·농업협력재단 본부장, 이병권 제2차관, 양찬회 중소기업중앙회 전무이사, 김홍석 이노비즈협회 상무, 윤정희 한국경영기술지도사회 실장.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4.10 © 뉴스1

중소기업 자금난 완화를 위해 수·위탁 거래 대금 지급기한을 현행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해야 한다는 국책 연구기관 제언이 나왔다. 지난 50년간 유지된 지급 기준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중기연)은 21일 발표한 '중소기업 유동성 제고를 위한 대·중소기업 대금지급 기한 단축방안' 보고서를 통해 수·위탁 거래 대금 지급기한을 현행 60일에서 30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현행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은 원사업자가 목적물을 받은 뒤 60일 이내 가능한 짧은 기간 안에 납품대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연구원은 중소기업의 자금 회전 속도와 경영 환경 변화를 고려하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연구원은 6795개 기업, 83만 2469건의 거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2022~2024년) 평균 대금 지급 기간은 27.4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평균 22.5일로 가장 짧았고 중견기업은 28.3일, 중소기업은 30.7일이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평균 32.5일로 가장 길었으며 제조업(28.4일), 운수·창고업(27.2일), 부동산업(26.3일)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 주요국도 지급 기한 단축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은 공공부문 대금 지급기한을 30일로 운영하거나 민간 참여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

중기연은 지급 기한 단축 시 수급사업자 입장에서는 현금 유동성 확보와 금융비용 절감, 투자·고용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원사업자 역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와 품질·생산성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봤다.

중기부도 최근 납품대금 지급기일 단축 필요성에 공감하며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원자재는 선결제하고 납품대금은 두 달 뒤 받는 구조가 중소기업 운영자금 부담을 키운다는 현장 목소리가 지속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도 최근 현장 간담회 등에서 중소기업 유동성 부담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며 "30일 수준 지급기일 단축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기부는 납품대금 연동제 안착과 상생협약 확대, 지급구조 개선 등을 함께 추진하며 거래 관행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지급 여력이 부족한 일부 기업 부담을 고려해 일괄 적용보다는 단계적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법정 지급기한을 30일로 단축하되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외상매출채권 등 수·위탁 거래에 활용되는 결제제도 만기기간 축소와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납품대금 지급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환경 조성도 과제로 제시했다.

조주현 중기연 원장은 "중소기업 자금 사정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지난 50년간 굳어진 대금 지급 기한 단축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alexe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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