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IC 2026]류차오 학장 “글로벌 대체투자 패러다임 전환…사람에 집중해야”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후 05:54

[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송승현 기자] “글로벌 대체투자의 핵심 방향성은 실물 자산이나 인공지능(AI) 그 자체를 넘어 사람을 향해야 한다”

류차오 베이징대학교 광화경영대학원 학장은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대체투자컨퍼런스(GAIC)’ 기조연설에서 이같이 밝혔다.

류차오 베이징대학교 광화경영대학원 학장 겸 교수가 21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6 글로벌 대체투자 컨퍼런스(GAIC)'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6 글로벌대체투자컨퍼런스'는 '사이클을 넘어: 구조적 변화에서 찾는 투자기회'를 주제로 인공지능(AI), 바이오테크, 사모대출 등 급변하는 투자 환경 속 핵심 자산군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사진=방인권 기자)


그는 “현재 화두인 AI 이면에 아마도 훨씬 더 크고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은 바로 수요 측면”이라며 “미래의 투자 기회와 방향을 생각할 때, 실물 자산보다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이 우리가 나아갈 길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진단의 배경으로 류 학장은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 전반에 드리운 구조적 저성장 문제를 짚었다. 그는 “2010년 이전 약 4%였던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현재 1.5~2% 수준으로 떨어졌고, 미국과 한국 역시 동일한 저성장 패턴을 겪고 있다”며 “미국의 경제 내 제조업 비중은 10% 미만으로 떨어졌고 유럽 국가들도 8~9%에 불과한데, 이처럼 대규모 양산 시나리오를 확보하지 못하면 총요소생산성(TFP)을 끌어올리기 매우 어렵다”고 진단했다.

류 학장은 현재의 미중 패권 경쟁과 글로벌 저성장 기조의 본질을 단순한 무역 갈등이 아닌 ‘총요소생산성(TFP)’ 확보 경쟁으로 규정했다. 그는 “미국이 ‘마가(MaGa·Make America Make Again)’를 외치고 중국 정부가 ‘신질 생산력(New quality productive force)’을 강조하는 것은, 결국 경제 내 제조업 비중을 높여 총요소생산성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라며 “과거처럼 전 세계가 먼저 함께 가는 것이 아니라, 자국의 생산성을 먼저 세운 뒤에야 협력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미중 관계의 성격이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 학장은 중국 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과제로 구조적 과잉 생산과 소비 부진을 꼽았다. 다만 그는 시장의 통상적인 평가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았다. 중국의 가계 소비율이 약 37%로 한국(48%)이나 미국에 비해 훨씬 낮아 소비가 빈약하다는 결론을 내리기 쉽지만, 단백질이나 칼로리 등의 특정 부분의 소비량을 보면 다른 나라에 절대적으로 뒤처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결국 (중국이)소비를 안 하는 것이 아니라, 과잉 생산과 극심한 가격 경쟁 탓에 제품 가격이 너무 낮게 형성돼 있는 것이 핵심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노동자들은 뛰어난 물리적 생산 효율성을 지녔지만, 지나친 가격 경쟁 탓에 현재 중국 경제에는 '저가격, 저수익, 저소득'이라는 악순환이 똬리를 틀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정책의 초점은 가계 가처분 소득 비중을 높여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는 데 집중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중국 정부가 말하는 ‘사람에 대한 투자’의 핵심은 결국 소득 비중 증대를 통해 서비스 부문 등의 실질적인 소비 확대로 이어지게 하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투자 패러다임의 전환도 짚었다. 류 학장은 과거 중국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인프라와 부동산 투자의 시대가 저물고, 상하류 산업에 강력한 ‘승수 효과(multiplying effect)’를 낼 수 있는 새로운 핵심 산업으로 투자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서로 다른 산업 간의 거래 밀도를 보여주는 생산 네트워크를 분석해 보면, 과거에는 부동산과 인프라가 전체 경제에 파급 효과를 미치는 핵심 부문이었다”며 “이제는 AI와 탄소 중립 같은 새로운 부문이 향후 GDP 성장을 이끌 핵심 산업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가형 제조업에서 고부가가치 제조업(현재 약 42% 비중)으로 투자의 초점이 전환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류 학장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주요 레버(Lever)로 AI를 꼽으면서도, 실제 경제적 파급력은 실물 경제와의 통합 속도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AI가 총요소생산성(TFP)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연 0.07% 수준의 보수적 시각부터 0.7%에 달할 것이란 낙관론이 혼재한다”며 “결국 승패는 서비스와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실제 경제 활동에 AI를 통합할 수 있는 응용 시나리오를 얼마나 빠르게 찾아내는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기술 혁신과 함께 제도적 개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류 학장은 “지난 40년간 중국은 투자율이 10%포인트 증가하면 GDP 성장률이 1.18%포인트 증가할 만큼 투자와 성장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다”며 “농업이나 서비스 부문처럼 온갖 왜곡과 제약으로 생산성 성장률이 억눌려 있던 분야에서 제도적 변화를 통한 개혁을 단행한다면 중국 경제의 잠재력을 추가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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