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일 청주 서문시장 모습.(사진=이데일리DB)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제도는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에 대해 월 2회 주말을 휴업일로 지정하는 규제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일 보호한다는 취지로 2012년 도입됐다.
연구진이 의무휴업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전환한 지방자치단체의 실태를 분석한 결과, 규제 완화가 소상공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전체 오프라인 유통 활성화를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신한카드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선제적으로 평일 전환을 시행한 대구·서울·부산 지역의 유통 업태별 매출 변동을 추적했다.
구체적으로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이후 대형마트 매출은 대구 4.66%, 서울 2.77%, 부산 6.22~7.90% 등 일제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말 장보기 의존도가 높은 맞벌이 가구와 유자녀 가구의 소비가 촉진된 결과다. SSM 역시 대구(3.36%), 부산(4.05%) 동래 등 지역에서 매출이 동반 상승했다.
반면 규제 완화 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됐던 전통시장과 골목상권(농축수산·전통유통 업태)의 매출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서울의 경우 대형마트 평일 전환 이후 전통유통 매출이 12.79% 증가하는 등 대형마트 집객 효과가 인근 골목상권으로 흘러 들어가는 긍정적 파급효과까지 관찰됐다.
KDI는 대형마트의 주말 영업으로 인한 매출 증가가 소상공인의 파이를 빼앗은 것이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으로 향하던 소비의 일부를 오프라인 공간으로 다시 끌어온 결과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과거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간의 이분법적 구도에 갇혀 있던 유통 규제 패러다임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오프라인 점포에 대한 일방적인 규제가 골목상권 보호로 이어지지 않고, 온라인 유통업체로의 소비 쏠림만 부추기는 왜곡 현상이 확인됐다는 판단이다.
연구진은 향후 의무휴업일 제도의 유지·완화 여부를 검토할 때, 소상공인 보호라는 단일 목적에서 벗어나 접근성, 선택권, 시간 비용, 취약계층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소비자 영향평가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를 집필한 이진국 KDI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유통시장 경쟁 구도가 과거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아니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다”며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만든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이 온라인 시장 성장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지자체들도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을 좀 더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대형마트 방문객을 주변 상권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