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만원 긁고 갔다”…외국인 러너들 지갑 여는 ‘K러닝 성지’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후 03:45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20년 동안 달리기를 하신 분이었어요. 아내분이 한국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게 되셨는데 함께 오셨다가 들러 구매하셨습니다.”

서울 성동구 굿러너컴퍼니 서울숲점에 러닝화 등 각종 달리기 용품이 전시돼 있다.(사진=김세연기자)
김의영 굿러너컴퍼니 매니저는 지난 14일 서울 성동구 굿러너컴퍼니 서울숲점에서 234만원이 찍힌 영수증을 보여주며 이같이 말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웃 국가 마라톤 대회 참가뿐 아니라 해당 국가의 유명 러닝 편집숍을 방문하는 것에도 진심이다. 234만원어치를 구매한 외국인 A씨 역시 한국을 찾은 김에 달리기 용품을 열댓개씩 대량 구매했다.

서울 성동구 굿러너컴퍼니 서울숲점에서 제품 234만원어치를 구매한 외국인 관광객의 영수증.(사진=김세연기자)
A씨가 지갑을 연 배경에는 개인 맞춤형 상담과 편리한 환급 시스템이 있었다.

이날 실제로 찾은 굿러너컴퍼니 매장 한쪽에는 발 크기 측정기가 마련돼 있었다. 러닝화부터 러닝 조끼, 모자, 운동복, 에너지 겔까지 브랜드별로 진열된 제품을 둘러보고 있자 직원이 다가와 상담을 시작했다. 평소 몇 ㎞를 뛰는지, 대회 출전 경험은 있는지 등을 묻던 직원은 기자를 자연스럽게 측정기로 안내했다. 측정 결과 발아치가 매우 낮아 발 안쪽을 잡아주는 제품이 적합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발목 안쪽 면이 단단하고 밑창이 폭신한 제품 두 개를 추천받자 순식간에 구매 욕구가 치솟았다. 결국 가벼운 지갑 사정을 떠올리며 가까스로 충동구매를 참아야 했다.

서울 성동구 굿러너컴퍼니 서울숲점에서 발 사이즈를 측정하며 개인 맞춤형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페이히어)
매장 맞은편의 체험 공간 ‘굿러너 하우스’도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이곳에서는 굿러너컴퍼니 제품을 직접 착용한 뒤 성수 일대를 달려볼 수 있다. 직원들이 추천해주는 러닝 코스를 따라 달리고 돌아오면 샤워실도 이용 가능하다. 충분히 제품을 체험한 뒤 구매로 이어지게 한 공간이다. 단순히 구경하러 들렀던 관광객들도 프로그램을 경험한 뒤 높은 만족도를 보인다는 게 김 매니저의 설명이다.

여기에 즉시 환급 서비스까지 더해지면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유입도 크게 늘었다. 페이히어 결제서비스(POS)에 탑재된 세금 환급 서비스(텍스리펀)를 이용하면 외국인 관광객은 매장에서 바로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카드 단말기 내장 카메라로 여권을 스캔하면 정보가 자동으로 입력된다. 환급 절차 완료까지 약 1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공항에서 별도 수속을 거치지 않아도 쇼핑 직후 환급이 가능한 셈이다. A씨처럼 수백만원대 결제를 한 경우에는 공항 키오스크에서 간편하게 환급받을 수 있는 바코드도 제공한다. 위챗페이·알리페이 등 해외 결제 수단을 지원하는 데다 한국 전화번호가 없는 외국인을 위한 이메일 웨이팅 서비스까지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다.

K러닝 성지로 떠오른 성수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주요 상권에서 즉시 환급 서비스 수요가 함께 커지는 분위기다. 페이히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텍스리펀(TRS) 서비스 환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1.21% 증가하며 약 2.6배 수준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TRS 신청 건수도 62.63%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물론 관련 서비스가 함께 맞물린 결과다

지난 4월에는 그룹 방탄소년단(BTS) 완전체 공연과 일본 골든위크 기간이 겹치며 외국인 소비가 집중돼 역대 최대 월간 환급액도 경신했다. 올해 4월 TRS 환급액은 전년 동월 대비 149.7% 증가하며 약 2.5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페이히어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방한 관광객까지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도·소매 결제 서비스에 세금 환급 기능을 추가했다”며 “굿러너컴퍼니 외에도 의류·뷰티·굿즈숍 등 다양한 도소매 매장에서 세금 환급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고객이 서울 성동구 굿러너컴퍼니 서울숲점에서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페이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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