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반년새 2.8→4.2%↑…자금조달 비상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후 04:05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미국 국채 금리(30년 만기)가 1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급등세를 보이면서, 한국 국채 금리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채 금리 상승 충격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카드사 자금 조달 금리의 기준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4%를 넘어 2년 5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어오르면서, 향후 조달비용 증가에 따른 대출 금리 인상과 수익 감소 등 업계에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여전채 금리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단위=%)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AA+·3년 만기) 평균 금리는 지난 15일 연 4.262%로 2023년 12월 4일(연 4.210%) 이후 2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20일에도 4.260%로 마감해 추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여전채 금리는 한 달전인 4월 21일 3.918%였지만 이틀 뒤인 23일 4.023%로 4%를 넘어섰다.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며 한달 새 0.3%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카드업계의 조달 금리 부담은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 지난해 4분기 초입인 2025년 10월 1일 여전채 금리는 2.893%로 2%후반대였지만, 올 1월초 3.3%대로 상승했고 2분기가 시작된 4월에는 4%를 돌파하는 등 불과 반년 새 금리가 50% 가량 오른 것이다. 카드사는 은행과 같은 수신(예·적금 등) 기능이 없어 자금 조달의 ‘3분의 2’ 가량을 여전채 발행에 의존하고 있다. 2%대였던 금리가 4%대로 가파르게 오른 상황에서 최근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추가적 상승 압박이 커지며, 이자비용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조달 금리 부담은 올 1분기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돼 나타났다. 업계 선두를 다투고 있는 삼성카드와 신한카드가 순이익이 나란히 전년동기 대비 15% 가량 감소한 것이다. 삼성카드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56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3%, 신한카드는 1154억원으로 같은 기간 14.9% 각각 감소했다. 두 회사 모두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조달비용이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여전채를 포함한 회사채가 국채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회사채로 금리 상승이 전이되는지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대출 금리 상한은 정해져 있는데 현 상황이 지속되면 조달금리 상승으로 원가가 오르고 마진폭은 줄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16조원이 넘는 카드채 만기가 몰린 점도 카드사들의 차환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8개 전업카드사가 발행한 올해 만기 카드채는 총 16조 3700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인하를 지속해온 가맹점 수수료와 최고 금리 제한 등도 업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국채 금리 급등이 여전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 카드사 고객 입장에서도 무이자할부 등 혜택이 줄어들고 대출 금리가 올라갈 우려가 있다”며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에 맞춰 카드사들은 대출 금리를 올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 업체의 수익성 악화는 피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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