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태 후폭풍…"합리적 성과급 원칙 세울 때"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1일, 오후 06:59

[이데일리 김정남 공지유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최악의 파국은 막았다. 기존 초과이익성과금(OPI)은 연봉의 50% 상한을 유지하지만, 반도체 특별성과급은 상한을 없애는 식으로 접점을 찾았다. 다만 이번 삼성 사태는 이렇게 끝나지는 않을 게 불보듯 뻔하다. 국내 산업계 노동문화 전반을 재검토하는 식으로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21일 삼성전자 노사가 서명한 잠정 합의안을 보면, 노사는 올해부터 기존 OPI 외에 반도체(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기로 했다. OPI는 연봉의 50% 상한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특별경영성과급은 상한을 없앴다. 재원은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한 사업성과의 10.5%다. 특별경영성과급의 배분율은 부문 40%, 사업부 60%다.

본지가 올해 삼성전자 전사 영업이익 약 360조원, DS부문 영업이익 약 350조원 전망치를 근거로 계산해보니, DS부문 메모리사업부는 부문 성과급과 사업부 성과급을 더해 1인당 평균 총 6억6000만원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적자 사업부인 파운드리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의 경우 1억8900만원으로 예상된다. 노사는 특별경영성과급은 세후 전액을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박진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노사가 한발씩 양보한 합리적인 안으로 본다”고 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다만 더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삼성 사태 이후다. 전례 없는 이슈들이 한꺼번에 산업계와 노동계를 뒤덮고 있어서다. 가장 대표적인 게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가 빗발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현대차, HD현대중공업, 삼성바이오로직스, LG유플러스, 카카오 등 노조의 요구 수준은 삼성전자보다 더 높다. 이 때문에 각 기업 노사는 합리적인 성과급 배분 체계 원칙을 만들고, 정부는 노조 파업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란봉투법 공포’가 더 커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노란봉투법을 타고 하청 노조들이 원청을 대상으로 도미노식 직접 교섭을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실제 양대노총은 기업들이 하청 노동자들과 성과를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계 한 고위인사는 “365일 내내 파업 리스크에 시달릴 수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다”며 “노란봉투법은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호봉 아닌 직무·성과 기반 임금체계 개편, 정규직 과잉 보호 완화 등 해묵은 노동시장 과제를 풀 신호탄으로 삼아야 한다는 관측 역시 힘을 받고 있다. 정년 보장 혜택은 누리면서, 성과급은 최대치로 받으려는 행태는 기업 경영 측면에서 지속가능할 수 없다. 노조가 호황기 때 역대급 성과급을 받았다면, 불황기 때는 고통 분담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제 고용 유연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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