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희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광장)
실제 가장 먼저 포괄적 시장 규제법안인 디지털자산시장규제법(MiCA·미카)을 시행한 유럽연합(EU)의 경우에도 개인투자자에 대해서는 허위와 오인 기재시 발행인이 과실이 없어도 의무적으로 손해배상해야 하고, 공모 가상자산 매수 후 14일 이내엔 수수료 없이 철회가 가능하며 공정과 명확, 오인금지 정보와 위험경고를 필수적으로 기재토록 하는 등 강력한 투자자 보호장치를 두면서도 전문, 기관투자자에 대해서는 백서 의무 면제나 14일 철회 적용 제외 등 두터운 면책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서 법인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매매하는데 있어서 양적인 한도 제한이 전혀 없고, 일반 기업도 자유롭게 매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도 자산 분류를 기반으로 차등 규제를 하고 있고, 일본과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국가들도 일반투자자에 대해서는 규제나 보호조치를 강화하면서도 전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를 광범위하게 지정해 이원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두고 있다. 특히 공통적으로 이들 5개 지역 모두 법인과 기관에 대한 투자한도 등의 규제가 전혀 없다고 한 변호사는 강조했다.
이에 한 변호사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도 일반이용자와 전문투자자, 법인 및 기관, 적격 기관투자가를 구분해 투자자와 상품 위험도, 행위 유형에 따라 차등적으로 규제하는 이용자 보호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인과 기관에 대해선 단순매매는 자율로 하고, 권유 및 자문, 스테이킹, 렌딩 및 이자수익, 파생과 레버리지, 영구계약 투자는 모두 허용하며, 운용과 일임에 대해서는 신인 의무와 자율 보고를 요구하고 발행 및 상장에는 공시와 자기책임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정재호 한국공인회계사회 본부장은 “가상자산 법제화와 규제는 적극적 법제화를 통한 산업 육성과 효과적 규제를 통한 투자자 보호라는 두 축의 균형을 이루는 게 중요하며, 이는 상호 대립이 아닌 상호 보완 관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발행시장 제도화와 스테이블코인 발행 근거 마련 상장지수펀드(ETF) 보유 및 발행 허용과 함께 법인의 가상자산 보유 및 매매를 허용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일 한국디지털자산수탁 대표는 “주요 5개국 중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에 양적 한도를 둔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지적에 깊이 동의한다”며 “법인의 시장 참여가 제도적으로 허용되면 커스터디 산업이 그 인프라 역할을 맡게 될 것이며, 법인 참여를 뒷받침할 수탁 인프라와 규율 체계가 동시에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붕 두나무 투자자보호센터장은 “자신을 보호할 역량과 위험감내 수준에 비례해 투자자 보호 수준을 구별하고 법적 보호가 필요한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전제한 뒤 “이를 통해 법인과 기관투자가의 시장 참여가 허용되면 개인 중심으로 기울어져 있던 시장구조가 재편되고 시장의 안전판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