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우주항공 기업 스페이스X가 이르면 다음달 12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 역대 최대 규모의 IPO(기업공개)로 글로벌 자금을 대거 흡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글로벌 증시에서 성장주로 묶이는 국내 반도체주에 미칠 파급력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20일(현지시각)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신청서(S-1)를 제출했다. 우리나라 증권신고서 제출에 해당하는 단계로 이르면 다음 달 12일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를 최대 1조 7500억~2조 달러 수준으로 보고 있다. 현재 1조 4000억 달러 수준인 테슬라 시총도 뛰어넘는 규모다.
스페이스X는 이번 상장을 통해 750억 달러(약 112조 원)의 신규 자금을 조달하는 게 목표인데, 만약 성공한다면 2019년 사우디 아람코의 294억 달러 기록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IPO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도 일찌감치 스페이스X IPO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들이 급등한 바 있다.
전날 상장신청서 공개 사실이 알려지자 미래에셋벤처투자(4.07%), 아주IB투자(3.22%), OCI홀딩스(1.08%) 등 관련 수혜주로 묶이는 종목들이 또 한 번 들썩였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022년부터 펀드를 통해 스페이스X에 총 4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연초 대비 352% 올랐고, 과거 미국 법인을 통해 스페이스X의 구주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 아주IB투자도 같은 기간 455%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스페이스X 상장이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일 초대형 이벤트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경영진의 지배력 확보를 위해 시장에 풀리는 주식이 전체 시총의 4%가량에 불과하지만, 나스닥100 지수에 신속 편입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상장 초기 패시브 자금 수요가 크게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스페이스X 상장은 국내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코스피 차익실현에 나선 가운데 스페이스X에 이어 오픈AI와 앤스로픽 등 대형 IPO가 연달아 예정돼 있어, 국내 반도체주에 투자한 글로벌 자금을 빨아들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에 미국 우주항공 산업에 투자하는 ETF 상품에 대거 자금이 모였는데, 이번 상장이 우주 테마의 재평가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상장 초기 동종 업종 자금을 스페이스X가 흡수하며 매도세가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래에셋벤처투자 등 국내 관련 수혜주 역시 기대감을 선반영해 급등해 온 만큼 이벤트 종료 이후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조경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의 IPO 흥행 성공 여부가 증시 전반의 수급 방향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스페이스X와 오픈AI, 앤스로픽 세 곳의 연내 조달 합산액이 2400억 달러 이상에 달할 수 있어 기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정에서 기존 성장주 수급에 일시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