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1명이 3.6조 굴린다"…삼성·미래에셋 2곳에 투자금 50% 쏠림

경제

뉴스1,

2026년 5월 22일, 오전 06:00

삼성자산운용 사옥

국내 자산운용업계의 대마불사(大馬不死)식 자금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 대형 운용사 두 곳이 펀드 시장의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매니저 1인당 관리 자금이 수조 원대로 치솟은 반면, 대다수 운용사는 시장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달았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국내 56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 1인당 평균 설정 원본(관리 자금)은 812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4541억 원)과 비교해 불과 2년 만에 78.8% 급증한 수치다. 표면적으로는 증권사들의 외형이 급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상위 대형사들만 성장했다.

특히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의 자금 쏠림은 독보적인 수준이다. 삼성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1인당 설정 원본은 무려 3조 6022억 원에 달한다. 전체 평균(8122억 원)의 4.4배를 웃돈다. 지난 2025년(1조 9450억 원)과 비교해도 불과 1년 만에 인당 관리 금액이 85.2% 폭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매니저 1인당 설정 원본 1조 9763억 원을 기록하며 2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래에셋은 매니저 수를 2021년 대비 41.7% 늘린 85명까지 확보하며 몸집을 키웠지만, 밀려드는 자금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다.

실질적으로 시장은 이들 '양강'이 이끌고 있다. 두 회사의 매니저 수는 총 143명으로 전체(926명)의 15.4%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굴리는 펀드 설정 원본은 전체 시장의 절반(50.1%)을 차지한다. 10년 전에도 두 운용사는 업계 1, 2위였지만 설정 원본 비중은 전체 22.3%에 불과했다.

이 같은 극단적인 양극화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과 브랜드 쏠림 현상 때문이다. 전통 공모펀드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투자 자금이 대형사 브랜드 중심의 ETF로만 유입되다 보니, 대형사들은 매니저 인력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막대한 자금을 흡수할 수 있었다.

펀드매니저 1인당 평균 설정액 8122억 원도 착시에 가깝다. 공모펀드 설정액 기준 업계 3위인 KB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1인당 설정액은 8900억 원, 4위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7300억 원이다. 1인당 설정액이 1000억 원이 되지 않는 곳도 전체 36%인 20개사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상품의 다양성이나 수익률 경쟁이 아니라 대형사의 브랜드와 마케팅에 의해 자금이 좌우되는 구조"라며 "중소형 운용사들이 특화 상품으로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도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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