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불안에 환율 1500원 고착…한은 5월 '매파 동결' 후 하반기 인상 전망

경제

뉴스1,

2026년 5월 22일, 오전 06:00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김민지 기자

소비자물가 선행지표 변동성이 확대되며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지고 있다.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유가 상승이 생산자물가를 밀어 올리면서,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한국은행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향후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매파적 신호'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하반기 금리 인상 전환 가능성에도 점차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4월 생산자물가, 전월比 2.5%↑…"소비자물가에도 상방 요인 작용"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8.43(2020년=100)으로 전월 대비 2.5%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6.9%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2월(2.5%) 이후 가장 높았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 역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인 2022년 10월(7.3%) 이후 최고 수준이다.

생산자물가 상승은 유가가 이끌었다. 지난달 공산품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4.4% 올랐다. 특히 국제 유가 급등 영향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이 31.9%, 화학제품이 6.3% 상승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73.9%로, 이는 러우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6월(83.3%) 이후 3년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일반적으로 생산자물가는 기업들의 제조원가 부담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생산자물가가 오르면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도 따라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2024년 7월(2.6%)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0%를 기록한 후 3월 2.2%, 지난달 2.6%로 상승 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한은은 생산자물가의 상승이 향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중동전쟁이 지속되면서 원자재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 영향이 시차를 두고 여러 부문으로 파급되고 있다"며 "생산자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소비자물가에도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5월 전망과 관련해서는 "최근 국제유가와 달러·원 환율이 다소 하락했지만, 중동전쟁에 따른 원자재 공급 차질 영향이 시차를 두고 파급되면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5월에는 산업용 도시가스와 국내 항공여객 요금 상승 요인도 있어 현재로서는 생산자물가 흐름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5월 금통위, 기준금리 동결 전망…물가·환율 불안정에 연내 인상 가능성
신현송 한은 총재는 오는 28일 첫 금통위를 주재하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포함한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한은은 지난해 5월 이후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해 왔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회의에서 향후 금리 인상을 암시하는 '매파(긴축 선호)적 동결'을 선택할 가능성도 크다.

물가 상승압력이 심화하는 가운데 그동안 금리 인상의 걸림돌로 여겨온 경기 둔화 우려가 반도체 특수로 다소 잦아들었다. 반면 달러·원 환율은 계속 1500원대에 머무는 점도 한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제전망 상향 수정 가능성, 환율 변동성 및 부동산 가격 상승 폭 확대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50%에서 동결하되 인상 소수의견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만약 2인 이상 인상 의견이 제시될 경우 8월보다는 7월에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도 이달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전환 신호가 나올 것으로 보고, 첫 인상 시점을 오는 10월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이번에) 금통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인상을 지지하는 의견이 6∼9개 수준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향후 6개월 이내에 첫 번째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신호이며, 그 시점을 10월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취임한 신 총재는 기본적으로 '실용적 매파'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총재 후보자 시절인 지난달 인사청문회에서 "통화정책의 핵심은 물가 안정"이라며 "중동 리스크가 계속 진행돼서 근원 물가나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전이되고 2차 파급효과가 있으면 통화 정책을 써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후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지난 4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인상 사이클로의 전환을 검토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신임 총재 취임 직후 집행부에서 나온 발언인 만큼 총재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였다.

지난 15일 부임한 김진일 신임 금통위원도 "금융이 큰 위기가 나지 않게 하려면 반 클릭 정도는 (이자율을 높이고) 다른 쪽의 희생을 조금씩 감수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한은 기준금리는 3.00%를 전망한다"며 "통화당국 입장에서 보면 물가 외에 신경 쓸 요인이 단 하나도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줄어들지 않는 외환시장 변동성과 과도한 원화 가치 약세, 꺾이지 않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와 확실해진 아웃풋 갭 전환 등으로 물가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인상 시점은 7월과 10월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iron@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