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래은 한국패션협회장이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에서 ‘AI 에이전트 시대의 패션경영’을 주제로 ‘2026 글로벌 패션 포럼’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성래은 한국패션협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패션산업은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패러다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AI 에이전트를 활용해 패션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AX(AI Transformation)에 최적화된 경영전략을 고민하고자 포럼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코리아 대표 파트너는 AI 도입의 핵심은 ‘전사 배포’가 아니라 ‘업무 재설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최고경영자(CEO)의 75%가 AI를 주요 경영 어젠다로 꼽고 있지만, 실제 AI를 통해 의미 있는 가치를 실현했다고 답한 비율은 4명 중 1명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BCG)코리아 대표 파트너가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에서 ‘AI 에이전트 시대의 패션경영’을 주제로 ‘2026 글로벌 패션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AI 리쉐입은 모든 부서에 AI를 일괄 적용하는 게 아닌, 기업 경쟁력과 직접 연결되는 핵심 기능을 골라 업무 구조를 바꾸는 방식이다. 김 파트너는 “브랜드 기업은 마케팅, 유통사는 머천다이징(제품 판매 행위)처럼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투자 대비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AI 전환 역시 정보기술(IT) 부서나 최고디지털책임자(CDO)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 실제 해당 기능을 책임지는 부서장이 주도해야 한다고 했다.
유통 판도의 변화도 주요 화두로 제시됐다. 김 파트너는 AI가 소비자의 쇼핑 여정에 직접 개입하는 ‘에이전틱 커머스’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가 챗GPT와 같은 AI에 원하는 상품을 묻고, AI가 상품 추천과 비교, 구매 연결까지 돕는 구조다.
그는 한국에서도 에이전틱 커머스가 빠르게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한국은 생성형 AI 이용자가 많고 이커머스 침투율도 높은 시장이기 때문이다. 김 파트너는 “한국은 오픈AI 등 글로벌 AI 기업 입장에서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타깃 시장이 될 수 있다”며 “유통 판도는 1~2년 안에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 유통 강자뿐 아니라 브랜드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김 파트너는 패션 브랜드들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과제로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를 꼽았다. 기존 검색 시대에 네이버나 구글 검색 결과에 잘 노출되기 위한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가 중요했다면, AI 쇼핑 시대에는 생성형 AI가 브랜드와 상품을 잘 인식하고 추천할 수 있도록 콘텐츠와 데이터를 정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는 “AI가 상품을 추천할 때 우리 브랜드가 뜨는지, 몇 번째로 언급되는지, 긍정적인 톤으로 소개되는지 계속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서니 최 프로비넌스 대표가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에서 ‘AI 에이전트 시대의 패션경영’을 주제로 ‘2026 글로벌 패션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지우 기자)
최 대표는 △브랜드 조사와 △트렌드 예측 △디자인 시각화 △사이즈 추천 △재고 기획 △상품 태깅 △광고 소재 제작 △고객 세분화 등을 패션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영역으로 꼽았다. 특히 사이즈와 반품 문제는 AI가 개선할 수 있는 대표 영역으로 제시했다. 그는 또 맞춤 의류 플랫폼 사례를 들며 “업계 평균 반품률이 25% 수준이던 시기에 알고리즘 기반 맞춤 의류의 반품률은 2.5%였고, 현재는 1% 수준까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AI가 구매 전 과정을 대신하는 ‘에이전틱 커머스’는 아직 한계가 있다고 봤다. 미국에서는 생성형 AI를 검색과 리서치에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지만, 실제 브랜드 발견은 여전히 소셜미디어와 기존 마케팅 채널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 대표는 “미국 소비자들은 챗GPT가 브랜드 선택부터 최종 구매까지 대신 결정하는 것을 아직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패션은 상품을 발견하는 즐거움과 브랜드가 주는 감정적 가치가 중요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