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토큰' 시총 2.2조원 역대치 경신…국내 금융사도 선점 경쟁

경제

이데일리,

2026년 5월 22일, 오후 05:06

[이데일리 서민지 기자] 주식토큰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전 세계 주식 토큰 시가총액이 우리 돈으로 2조2400억원 규모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조만간 미국에서 토큰화 규제 샌드박스 관련 방안이 발표되면 주식토큰 시장이 한층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금융권도 이에 대비해 디지털자산 거래소와 합종연횡하며 선제적으로 디지털자산 역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22일 디지털자산 전문 분석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전 세계 주식 토큰 시가총액은 14억8063만달러(약 2조2480억원)로, 최근 한 달간 30.19%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초 6억8797만달러(약 1조445억원)에 불과했던 시가총액은 5개월 만에 115% 넘게 불어났다.

전체 주식 토큰 시가총액 (표=RWAxyz)
주식 토큰 파생상품 거래량도 급증세다. 더블록에 따르면 지난 18일 주식 토큰 파생상품 일일 거래량은 35억7000만달러(약 5조4203억원)로 역대 최고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후에도 19일 28억8000만달러, 20일 32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주식토큰은 아직 글로벌 제도화가 마무리되지 않아 실제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한 토큰과 단순히 주가만 추종하는 파생상품이 혼재돼 있다. 현재 거래량 대부분은 바이낸스와 하이퍼리퀴드가 주도하고 있다.

시장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만간 발표할 토큰화 규제 샌드박스 관련 ‘혁신 면제’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혁신 면제는 엔비디아 등 상장사의 승인이나 공식 지원 없이도 제3자가 해당 주식 가격을 추종하는 가상자산, 이른바 ‘제3자 토큰’을 발행·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골자로 한다.

이번 조치는 전통 주식시장을 지탱해 온 투자자 보호 장치 없이도 주식 거래가 가상자산 인프라로 옮겨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중대한 규제 실험이 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 엔비디아, 애플 등 미국 대표 주식을 손쉽게 토큰 형태로 사고팔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주식 토큰 파생상품 일일 거래량 (표=더블록)
토큰화 시장 성장성에 주목한 국내 금융권에서도 토큰증권(STO)과 실물연계자산(RWA) 대비에 분주하다. 기술을 가진 디지털자산 거래소와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화투자증권은 다음 달 15일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5978억원어치의 두나무 주식 매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지분 교환이 완료되면 한화투자증권은 송치형 두나무 회장(25.5%), 김형년 부회장(13.1%)에 이은 3대 주주(9.8%)로 올라선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 15일 두나무 주식 228만4000주를 인수해 지분 6.6%를 확보하며 5대 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최근에는 한국투자증권이 글로벌 거래소 OKX와 함께 코인원 지분을 각각 약 20%씩 나눠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토큰증권 사업이 확산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장벽도 많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KRX), 예탁결제원이 결제 인프라 자체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 토큰증권 하위법규 개정안과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형증권의 토큰화 로드맵 마련과 함께 기초자산을 묶어 발행하는 풀링(Pooling) 방식도 검토 중이다. 코스콤도 11개 증권사와 공동 플랫폼 업무협약을 맺고 내년 2월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SEC가 토큰화 규제 샌드박스를 곧 발표하기로 하면서 토큰화 플랫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해외 사례를 참고해 선제적으로 디지털자산 역량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금융당국이 발표할 토큰증권 관련 세부 가이드라인을 살펴봐야 한다”며 “미국처럼 펀드, 주식 등 정형자산의 토큰화에 대해 당국의 입장이 얼마나 변화했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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