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서울 중구 스타벅스 서소문점을 찾은 직장인 박모(41)씨는 매장 입구에서부터 주변 반응을 의식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컵을 들고 다니는 것조차 괜히 눈치가 보인다”며 “당분간은 스타벅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발생한 지 닷새째에 접어든 가운데, 소비자 불매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단순 온라인 비판을 넘어 실제 매장 이용 감소와 공공기관의 ‘스타벅스 보이콧’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서울 시내 한 스타벅스 매장 앞을 한 시민이 걷고 있다.(사진=뉴시스).
논란은 스타벅스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시작됐다. 시민단체와 정치권에서는 민주화운동의 역사성을 가볍게 소비한 부적절한 마케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불매 움직임은 개인 소비자를 넘어 공공 영역으로도 번지고 있다. 광주시는 시 주관 행사에서 스타벅스 상품권 사용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고, 일부 광주 내 학교와 광주은행도 스타벅스 제품 및 기프티콘 사용 제한 방침을 정했다.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내부에서도 대체 브랜드 검토 움직임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역시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사실상 불매 의사를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의 역사와 가치를 가볍게 여기거나 상업적 소재로 활용한 기업의 상품은 제공하지 않겠다”며 정부 행사와 이벤트 등에 활용되던 커피 교환권 정책 재검토 방침을 시사했다.
22일 오후 서울 스타벅스 무교동 매장이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 (사진=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탈벅’ 움직임으로 인한 소비자 이탈이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를 비롯해 빽다방, 메가MGC커피, 컴포즈 등 저가커피 브랜드들로 수요가 분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기프티콘 시장 규모 자체가 워낙 크다”며 “기관과 정부 부처, 기업 수요가 움직이면 업계 전체에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현장 직원들의 부담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벅스는 전 매장을 직영 체제로 운영하고 있어 논란 장기화 시 매출 감소가 곧바로 인력 운영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시간제 근로자들의 근무시간 축소와 현장 인력 재조정 우려도 나온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스타벅스 매장 관리자라고 밝힌 한 이용자가 “카드와 텀블러 환불 요구, 날 선 고객 응대 때문에 출근이 공포스럽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과거 스타벅스 논란과는 결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2022년 증정품 유해물질 논란 당시에는 특정 소비층 중심의 반발이었다면, 이번에는 정치·사회적 이슈와 맞물리며 여론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생각보다 후폭풍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스타벅스가 5·18 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하는 이벤트로 논란이 된 가운데 20일 서울 한 스타벅스에 사과문이 붙어 있다.(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