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시청 인근 스타벅스 매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뉴스1
"음료를 주문하면서 5·18 마케팅이 뭐냐고 물어보는 고객이 부쩍 증가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손님이 줄었다고 생각하더라고요"
2030대 고객 방문이 잦은 서울 성동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난 직원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매출이 어떤지 파악해 보니 지난주보다도 줄었다"며 "논란이 빨리 진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마케팅 사태가 일어난 지 나흘이 지나도 논란이 오히려 증폭되면서 회사 내부에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오후 대기업 본사가 많은 서울 중구 을지로 일대의 스타벅스 매장에는 빈자리가 심심치 않게 보였다. 비교적 방문객이 적은 금요일 오후 시간대였지만 매장 직원들은 "손님이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매장 직원은 "손님들이 몰리는 점심시간은 예전처럼 바쁘지만, 그 외 시간은 예전만큼 주문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매장 직원은 "금요일이라 손님이 없는 편이지만 어제도 오늘과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22일 오후 서울 을지로의 스타벅스 매장. 좌석이 절반 이상 비어있다. ⓒ 뉴스1
스타벅스코리아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내부 진상조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공식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마케팅 문구에서 비롯된 만큼 섣부르게 낸 입장이 어떤 후폭풍에 휩싸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치 진영에 따라 스타벅스를 비판하거나 두둔하는 세력이 등장하면서 이념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감돌고 있다.
스타벅스는 앞서 28일 '탱크데이' 마케팅으로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당일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임원을 해임하고 다음 날 "그룹을 대표해 사죄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서울환경연합, AMRC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스타벅스 광화문점 앞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스타벅스 미국본사 전 CEO의 가습기살균제참사 관련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5.22 © 뉴스1 임지훈 인턴기자
하지만 공직사회와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며 후폭풍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엑스(X)에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라고 비판한 이후 정부기관은 스타벅스 불매운동에 동참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도 엑스에 "정부 행사 등에 스타벅스 상품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했고 국가보훈부도 당분간 사용을 금지한다는 지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도 최근 대검찰청에 올해 스타벅스 상품을 활용한 설문조사, 공모전, 이벤트 등 현황을 점검하도록 지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5·18민주화운동 폄훼 등 혐오마케팅 논란 스타벅스 불매 동참 요청'이라는 공문을 배포하며 전체 지부에 이용 중단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치권에도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진영별로 상반된 입장을 펼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다시 한번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는 스타벅스 출입과 물품 반입 금지령을 내렸다.
반면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부터 국무위원과 민주당까지 일반 기업의 경영에 개입하는군요"라며 "스타벅스는 앞으로 자유민주주의 지향의 시장경제 신봉자들 아지트가 되겠다"고 썼다.
ausur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