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 얇아진 올여름 휴가철…'가성비·역발상' 국내여행이 뜬다

경제

뉴스1,

2026년 5월 23일, 오전 06:30

초여름 더위를 보인 14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6.5.14 © 뉴스1 윤일지 기자

올여름 휴가철에는 무조건 멀리 떠나기보다 지갑 사정에 맞춰 실속을 챙기는 '가성비'와 '역발상' 여행이 주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치솟는 여행 비용에 부담을 느낀 여행객들이 한 번의 여행 중에 숙소를 여러 번 옮기며 다채로운 재미를 찾거나, 오히려 성수기 인파가 몰려 값이 비싸진 지역을 피해 요금이 내려간 한적한 곳을 골라 떠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23일 익스피디아 그룹의 호텔 예약 플랫폼 호텔스닷컴은 이 같은 변화하는 여행 수요와 여행객의 행동 양상을 분석한 여름 여행 트렌드 보고서 '언팩 ’26 여름 에디션'(Unpack ’26 Summer)을 발표했다.

호텔스닷컴 분석 자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데이터를 토대로 도출된 이번 리포트는 올여름 시장을 관통할 핵심 트렌드로 국내여행 유턴과 호텔 호핑(숙소 이동 여행)을 지목했다.

라비니아 라자람 익스피디아 그룹 아시아 지역 홍보 디렉터는 "올여름 여행은 수요가 둔화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며 "여행 비용 상승과 우선순위 변화가 의사결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한국 여행객들은 국내 여행지와 가치 중심의 여정을 보다 신중하게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과반 "국내 여행지 유턴"…이벤트·자동차 여행 엮은 '호텔 호핑' 유행
보고서에 따르면 올여름 휴가 시장에서는 한국인들의 국내 여행 수요 성장세가 가장 독보적인 지표로 관찰됐다. 한국인 여행객의 56%가 지난해 여름과 비교해 올여름 국내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고 응답한 것이다.

지역별 검색량에서도 부산이 전년 대비 20% 증가하며 해변 휴양지의 명성을 입증했고, 서울과 강원 지역 역시 전년 대비 각각 5%의 상승세를 기록하며 도심 휴식과 산악 휴양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러한 수요를 바탕으로 한 번의 여행 일정 중 두 곳 이상의 숙소에 나누어 머무르는 '호텔 호핑'(Hotel Hopping, 숙소 이동 여행)이 새로운 여가 패턴으로 급부상했다.

국내에서는 대형 문화·스포츠 이벤트와 숙박을 결합한 형태가 주를 이룬다. 6월 부산에서 열리는 방탄소년단(BTS) 공연 관람을 위해 롯데 호텔 부산에 투숙한 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으로 이동해 해변 휴양을 즐기거나, 프로야구(KBO) 경기 직관(직접 관람)을 위해 잠실야구장 인근 시그니엘 서울에 머문 뒤 강북의 웨스틴 조선 서울로 이동해 도심 호캉스(호텔 휴가)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지역 경관을 즐기는 드라이브 일정을 결합한 로드 트립(장거리 자동차 여행) 수요도 증가세다.

서울에서 출발해 동해안의 신라모노그램 강릉으로 이동하는 코스나, 파크 하얏트 부산에서 여정을 시작해 남해안을 따라 윈덤 그랜드 부산 이진으로 이어지는 동선이 대표적이다.

출장 일정에 여가를 덧붙이는 블레저(Bleisure, 비즈니스와 휴가의 합성어) 형태의 호텔 호핑도 소셜 미디어상에서 16만 5000건 이상 언급되며 주목받았다. 선호 도시로는 케이프 코드(97%), 미시간호(88%), 헬싱키(71%), 런던(47%), 오슬로(46%), 서울(36%) 등이 이름을 올렸다.


올해의 여름 여행지(호텔스닷컴 제공)

북미 스포츠 직관 열풍 속 인파 피해 일본·태국으로 '역발상 힐링'
반면 올여름 글로벌 여행 시장의 흐름은 북미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미디어 콘텐츠가 주도하고 있다. 현장의 열기를 직접 체험하려는 스포츠 팬들의 예약이 미국 캔자스시티(+700%), 필라델피아(+210%), 멕시코 몬테레이(+210%) 등 북미 개최 도시로 집중되면서 이들 지역의 검색량이 폭증했다.

이러한 대규모 인파와 고물가 부담을 피해 역발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대안 목적지를 찾는 실속형 '힐링 휴가' 수요도 맞불을 놓았다. 이들 대안 지역은 올여름 호텔 객실 평균 일일 요금(ADR)이 전년 대비 약 25% 하락한 반면, 여행객들의 관심도는 평균 35% 이상 증가해 가성비 높은 여행지로 급부상했다.

대표적으로 일본 후쿠오카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요금 35% 감소율을 기록했으며, 일본 나라(30%), 그리스 타소스(30%), 중국 선전(25%), 태국 크라비(20%), 일본 교토(15%) 등이 여유로운 대안지로 확정됐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흥행작의 배경 촬영지를 찾아 떠나는 '스크린 투어리즘'(영상 매체 관광)도 여전한 강세다.

고전 소설 각색 작품 '폭풍의 언덕'이 공개된 영국 요크셔 지역은 올여름 검색량이 전년 대비 35% 증가했고, 드라마 히티드 라이벌리' 배경이 된 캐나다 머스코카는 관심도가 110% 폭증했다. 또한 '에밀리, 파리에 가다' 시리즈의 새 시즌 배경이 로마로 확장된다는 소식에 공식 공개 전임에도 불구하고 두 달간 로마 검색량이 35% 증가하는 기현상을 낳기도 했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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